허서윤 기자 겸 'ETN ETF로 승부하라' 저자
입력 2024-09-27 09:34teen.mk.co.kr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재테크는 쉽게 말해서 돈을 관리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즉 주수입원이 되는 본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돈이라는 게 덩치가 크면 클수록 더 안정적으로 불릴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 가지고 6개월 만에 100만원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볼까요? 반 년 만에 100%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식 중에서도 화끈한 테마주나 작전주, 아니면 '개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선물 옵션 투자를 성공해야 합니다. 대신 이런 방식의 투자는 수익은커녕 원금까지 날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1억원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1억원으로 1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1% 수익만 거두면 되기 때문에 ETF나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분산투자를 하거나, 그것도 불안하면 그냥 은행에 묻어두면 됩니다. 투자 규모가 크면 클수록 선택의 여지가 많고 그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도 커집니다. 재테크 출발에서 '종잣돈'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년간 은행을 떠나지 말라
'0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 초보자가 종잣돈을 마련하려면 무조건 은행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최소 3년 이상 정해진 이자를 받으며 차곡차곡 목돈을 쌓는 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투자에 대해 공부가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는 거죠. 은행 예적금은 재테크 실력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이자를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보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은행 적금을 하는 3년 동안 재테크 공부를 착실하게 해놔야 합니다. 3년 후 마련된 종잣돈은 어디에 투자할 건지, 그리고 그때부터 생기는 여윳돈으로 다시 은행 적금을 들 건지, 아니면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 투자를 할 건지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종잣돈을 모으는 3년 동안 성장률이나 물가, 금리에 관한 뉴스를 꼼꼼하게 살피면서 경제 흐름을 읽는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손품 많이 파는 사람 못 이겨
은행 예금은 처음 약속한 이자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가입할 때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예금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금은 그냥 은행 가서 들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그리고 새마을금고, 지역 농협, 수협마다 이자 차이가 생각보다 큰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특판예금 형식으로 나오는 상품까지 고려하면 금리 차이는 더 커집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가면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은행 지점에 직접 방문해서 가입하는 예금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 금리를 좀 더 줍니다.
세금만 줄여도 이게 얼마야?
은행 금리가 높은 예금을 골랐다면 다음으로 이자에 붙는 세금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보통 은행에서 이자를 받으면 이자 소득세 14%에 주민세 1.4%를 합해서 총 15.4%의 세금을 자동적으로 떼어 갑니다. 만약 이자로 40만원을 받았다면 실제 통장에는 33만8400원만 들어오는 거죠. 좀 아까운 생각이 들죠? 그래도 세금을 깎아주는 다양한 제도가 있어서 이를 이용하면 최대한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단 만 2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1000만원까지 세금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득세 9%와 농어촌특별세(농특세) 0.5%만 내면 됩니다. 세금우대를 활용한다면 이자가 40만원인 경우 36만2000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금우대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2만3600원을 더 챙길 수 있죠.
다음으로 제1금융권이 아닌 새마을금고나 단위농협, 단위수협 그리고 신협에 일정 금액의 출자금(보통 1만원 내외)을 납입하고 조합원에 가입하면 최대 3000만원까지 농특세 1.4%만 내면 됩니다. 이자 40만원에 대해 5600원만 세금으로 내면 되니까 실수령액이 무려 39만4400원이 되는 거죠. 좀 번거로워도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