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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경제 공부 시사·경제 시사 찬반토론

˝워라밸 찾고 고용창출˝ vs ˝노동 양극화 심화˝

최예령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04-1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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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日서 확산
주 4일 근무제
국내 도입 괜찮나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 기업들의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임직원 복지를 증대하기 위해 이달부터 월 1회 주 4일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한 것입니다.

직원들의 일과 생활 균형을 개선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논의되는 가운데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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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및 건강 증진

임직원 복지와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입니다. 주 4일 근무제로 충분한 휴식과 여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스페인 3대 도시인 발렌시아에서 주 4일제 시범 사업을 진행했는데 주말이 이틀에서 사흘로 늘어난 노동자들은 운동, 휴식, 직접 만든 음식 섭취 등 더 건강한 습관에 들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사업 평가 위원회는 "주 4일제 도입은 스스로 인식하는 건강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준 것은 물론 스트레스 저하 등의 감정 개선에도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 4일 근무제는 노동 생산성도 향상시킵니다. 충분한 휴식과 건강 증진에 따라 업무에 대한 집중력이 향상될 수 있으며 짧아진 근무 시간 동안 더 집중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돼 업무 효율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실업률 감소 효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입니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인해 기존 일자리를 2개로 나눌 수 있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또 이에 따른 실업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영국 싱크탱크인 오토노미는 주 4일 근무제 도입 시 임금 손실 없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오토노미에 따르면 근로자 6명 중 1명이 공공 부문에 종사하는 중부 돈커스터, 브래드퍼드, 반즐리 등 지역에서는 일자리가 약 10%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에 윌 스트롱 오토노미 연구원장은 "주 4일 근무제는 올겨울 우리가 직면한 실업난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며 일자리를 더욱 평등하게 분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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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감소 우려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건설, 조선, 전자와 같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근로시간이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이더라도 주력 제품이나 자본력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 생산성이 20% 감소하거나 추가 인건비 부담이 20% 이상 커지는 기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설업의 경우 협력 업체의 근무시간이 하루 줄었지만 같은 일당이 지급돼 단가가 크게 올랐고 공사 기간까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줄어든 사례가 있습니다. 조선·자동차업계 등에서도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임금이 감소되면서 이직하거나 투잡을 뛰는 노동자들도 많아졌습니다.

2021년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찬성은 51%, 반대는 41%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응답자 중 64%는 '임금이 줄어든다면 주 4일 근무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업종 간 불평등

주 4일제가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종 간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공공기관이나 서비스 등 일부 업종에서는 주 4일제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5년 스웨덴에선 일부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하는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해당 실험 이후에는 "대규모로 시행하기엔 추가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근무자가 반드시 있어야 운영이 되거나 고객 유치가 필수적인 직종에서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제는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주 4일 근무제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것이고 고용·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는 악화될 것입니다.

[최예령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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