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매일경제

Q. 지난 토요일 저녁,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그날따라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요. 실내에서 하는 거라 콘서트 관람엔 문제없지만, 응원 도구를 챙겨 가는데 비에 젖을까 봐 신경 쓰이더라고요.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서 콘서트홀까지 거리가 꽤 되었거든요. 택시를 타고 가서 콘서트홀 바로 앞에서 내리면 괜찮겠다 싶었어요. 같이 가기로 한 사촌 언니도 좋다고 했고, 평소 이용하는 택시 앱으로 택시를 잡으려 했죠. 그런데 계속 '주변에 차량이 없습니다'라고 뜨는 거예요. 몇 차례 시도했는데 계속 잡히지 않았어요. 사촌 언니는 '비가 와서 그런가 봐. 평소엔 잘 잡히는데 비가 오면 유독 택시가 잘 없더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지하철을 타고 갔죠. 대체 비가 오면 왜 택시 잡기가 힘들어지는 걸까요.

비가 오면 택시 잡기가 참 힘들죠. 특히 저녁시간이 되면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가까운 거리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멀리 돌아가야 하는 곳이었고, 그날 비까지 내려서 택시를 이용하고자 했어요. 택시 앱에서 잡히지 않기에, 대로변으로 나와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어요. 40분 동안 기다리다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어요.

비 오는 날엔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아져요. 유독 춥거나 더운 날, 눈 오는 날에도 그렇죠. '비가 온다고 택시 수가 늘어나지 않는데,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니 부족해지겠구나'라고 예상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날 제가 대로변에서 택시를 잡으려 40분을 기다리다 발견한 사실은, 다니는 택시 수 자체가 적다는 거였어요. 제가 있던 곳만 우연히 그랬던 건지, 전반적으로 운행하는 택시 수가 줄어드는 건지 궁금해서 알아봤어요. 그랬더니 비 오는 날 오후가 되면 운행하는 택시 수가 줄어드는 게 맞았어요! 택시 기사님들은 본인이 정한 하루 매출 목표금액을 달성하면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비가 오면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목표 매출액을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달성하게 되고요. 이른 아침부터 운행을 시작해서 오후가 되면 목표금액을 달성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평균적인 택시 운행 시간이 줄어드는 거죠. 비가 오면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택시 공급이 줄어드니 그만큼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비 오는 날 오래 기다려야 하는 또 하나. 배달 음식입니다. 비가 오면 배달 음식 주문이 평소보다 많아진다고 해요. 외식하러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주문해서 먹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겠죠. 비 오는 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평소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은 라이더가 없어 배달이 불가합니다'라고 안내가 뜨는 경우도 꽤 있고요. 배달 기사님들도 하루 목표 매출액을 채우면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배달 주문은 늘어나는데, 배달 공급은 줄어드니 그만큼 이용이 힘들어지는 거죠.

하루치 매출 목표금액 달성하고 퇴근하기. 합리적인 선택일까요? 하루 매출이 아니라 한 달 혹은 1년 매출로 좀 더 긴 단위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비 오는 날 평소보다 더 긴 시간 운행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택시의 경우 맑은 날에 승객을 찾아 헤매느라 오랜 시간을 써야 하는 데 비해 비 오는 날은 금세 승객을 태울 수 있습니다.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돌아다니며 연료와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운행하니 시간당 수입이 높아집니다.

시간당 수입이 높은 비 오는 날 많이 일하고, 시간당 수입이 낮은 맑은 날은 적게 일하는 게 합리적인 거죠. 배달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사람의 심리는 매일 일정액 이상 수입을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택시 기사님들이 시간당 수입이 높은 날 더 오랫동안 일한다면 비 오는 날 택시 잡기가 지금보다는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