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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와 록펠러, 규모의 경제를 탄생시키다

독점의 등장과 반독점법 규제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입력 2023-07-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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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되찾았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 덕분에 6월 기준 그의 재산은 1920억달러(약 253조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0.75%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기업인 역사상 최대 부자였던 앤드루 카네기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일 것이다. '철강왕'이라고도 불린 카네기의 유산은 1937년 14억달러였는데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약 3300억달러에 달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러한 재산을 모았을까? 1860~1920년대 미국은 현대 경제와 비교하면 야생의 상태에 가까웠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강구했다. 그 과정에서 가격 인하 경쟁(덤핑)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독점, 거래처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등의 방식이 사용되면서 한 개 기업이 산업의 대부분을 점유하는 독점(monopoly)의 시대가 도래했다. 당대의 문필가 마크 트웨인은 '도금의 시대'라는 표현을 썼는데 부유함이 진짜 황금이 아닌 도금된 가짜 금이라는 의미였다. 남북전쟁(1861~1865년) 이후 미국 경제는 큰 확장기를 맞게 됐는데 특히 전쟁 중 철도를 이용한 물류 이동의 효율성이 부각되면서 철도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철도회사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던 이민자 출신의 카네기는 철도의 설치 과정에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제철산업에 투신했다. 그는 원료인 철광석과 코크스 조달부터 철강의 운반 및 가공 단계까지를 통합한 수직계열화를 단행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당시 철로는 주철(탄소 함유량이 높아 단단하지만 잘 깨지는 특성이 있음)로 만들어졌는데 카네기는 주철보다 덜 깨지고 인장강도가 높은 강철의 제련법을 도입했고 미국 철강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

남북전쟁 시절 군수물자 독점공급으로 큰돈을 벌었던 '석유왕' 존 록펠러는 석탄에서 석유로 연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에 주목해 원유 정제 사업에 투자했다. 공격적인 대출과 사업 확장으로 생산 규모를 확보했던 록펠러는 운송과정에서 철도회사에 리베이트(요금의 일부를 되돌려 받는 것) 정책을 사용해 타 석유회사보다 비용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결국 록펠러의 회사인 스탠더드오일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독점기업의 성장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낮은 비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이점도 있지만 부당경쟁행위로 경제 질서를 해치는 것이었다. 또한 노사분규에 대해 가혹한 대응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셔먼 독과점 방지법(기업들의 담합(카르텔)행위나 트러스트(기업들이 자본으로 결합해 한 개의 기업처럼 운영되는 것)를 규제하는 법안을 이용해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과 JP모건의 철도 지주회사 노던시큐리티스를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현재의 세계적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스탠더드오일의 후예에 해당한다.

이러한 반독점법은 미국의 특징적인 기업정책으로 남아 있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이나 엔비디아의 ARM 인수, 디즈니의 20세기폭스 인수 과정에도 개입되면서 현대 경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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