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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 스폰서' 옛날 같은 홍보효과는 글쎄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입력 2023-09-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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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월드컵 등 세계인 축제
상품·브랜드 극대화시킬 기회
막대한 후원금 내기 힘든 기업
간접적인 소재로 광고하기도
OTT·인터넷 등 콘텐츠 늘어나
과거같은 화제성 기대 어려워
스포츠 마케팅 감소하는 추세
 
게티이미지뱅크
 
올림픽이나 월드컵,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대회는 그동안 세계인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많은 기업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사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거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코카콜라는 올림픽에서 제품 광고를 처음 시행했던 기업입니다. 1928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코카콜라는 멀리 유럽까지 원정 경기에 참여한 미국 선수들에게 콜라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선수들이 마시는 탄산음료에 유럽인은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그 덕분에 코카콜라는 올림픽을 통해 유럽인에게 각인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올림픽에서 기업이 제품을 홍보하려면 어마어마한 후원금을 내야 하지만 당시에는 국제경기를 주관하는 조직위원회에 '스폰서'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20세기 초 코카콜라는 무료로 올림픽에서 광고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코카콜라는 90년 동안 선수들과 올림픽 운영단에 콜라를 비롯해 자사가 생산한 음료를 제공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선수들의 기록을 담은 기념품을 만들고, 명예의 전당을 만드는 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스포츠 마케팅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림픽 공식 후원 업체가 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억달러(약 2500억원) 이상의 금액을 내야 합니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스포츠 의류 브랜드나 음료 시장은 더 많은 후원금을 지급해야만 공식 올림픽 후원사가 될 수 있습니다. IOC는 1984년 LA올림픽부터 공식적으로 후원하지 않는 기업이 광고에서 '올림픽'이라는 단어나 올림픽 로고를 사용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F1 자동차경주 같은 다른 국제대회 운영위원회도 비슷한 정책을 시행합니다.

따라서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소재로 광고를 할 때는 직접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광고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 올림픽 금메달을 기원합니다' '한국 대표팀 월드컵 4강 진출을 응원합니다' 같은 표현은 올림픽, 월드컵 공식 후원사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광고를 하려면 태극기를 보이면서 '대한민국 파이팅!'과 같은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간접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소재로 광고하는 전략을 '앰부시(Ambush)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앰부시란 '매복'이라는 의미로 원래 '교묘히 규제를 피해 광고를 한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개최로 손실이 발생해도 IOC나 FIFA는 막대한 TV 중계료와 후원금만 챙길 뿐 부담은 모두 개최지가 감당하는 행태가 얄밉다는 여론이 조성되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1년 동안 연기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021년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도쿄올림픽에서 발생한 적자 규모를 40조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행한 2021년 도쿄올림픽만 적자가 발생했던 유일한 국제대회는 아닙니다. 캐나다 몬트리올도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대략 12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얻었고 해당 부채를 30년이 지난 2006년에 겨우 상환했습니다. 이처럼 적자가 발생해도 모든 위험을 개최국이 감당해야 하는 국제대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앰부시 마케팅은 얄미운 조직위원회 정책을 따돌릴 수 있는 지혜로운 혹은 재미있는 마케팅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코카콜라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코카콜라는 공식 후원업체로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국제대회를 진행하는 데 지나치게 흥분하고 격앙된 분위기를 즐기기보다는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자중하자는 분위기가 컸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도 소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코카콜라가 두 올림픽에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대외적 여건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제대회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급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볼거리가 많아졌고 국제 스포츠 경기의 화제성이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지금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케이블 TV,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매일 오디션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올림픽 공원 후원사로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과 국제대회 조직위원회가 그동안은 고려조차 않고 기피해온 종목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것도 이 같은 시대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 OX 퀴즈
1. 2021년 도쿄올림픽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지급한 기업은 코카콜라다. ( )
 
2.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큰 수입을 얻은 올림픽이다. ( )

3.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있다. ( )

정답 1. ×2.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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