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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응전의 경제학] 번영·성장의 근원 설명…케인스학파 로버트 솔로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입력 2020-03-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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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미국은 대공황의 아픔을 털어내고 번영을 누리기 시작했다. TV와 세탁기 등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제품들이 일반 가정집에 들어섰고, 교외에 수영장 딸린 집을 한 채씩 갖는 것이 중산층 가구들의 표준적인 삶이었다. 어떻게 하면 경기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케인스 경제학은 이제 번영과 성장의 근원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하버드대로 돌아온 경제학도 로버트 솔로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Q. 경제성장이란 무엇인가?

A : 경제학자들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측정할 통계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을 개발하였다. 이것은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의 가치를 합한 것으로서, 국민들이 소비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화폐단위로 나타낼 수 있다. 어떤 국가의 1인당 GDP가 높다는 것은 국민들이 더 많고 질 좋은 재화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1인당 생산량이 낮으면 생활수준이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 저개발국가의 가정에서는 전기조차 부족하여 밤에 붉을 밝히기 어렵지만, 선진국 가정에서는 TV, 냉장고, PC 등이 생활에 필수품이다. 제품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 의료 서비스 등 생활수준 전반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

정리하면, 한 국가 경제 내에서 국민 1명당 생산해 내는 재화의 양이 늘어나면 경제가 성장했다고 말한다. 실제 GDP는 경기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 있지만, 경제성장이론은 일시적인 경기변동의 개념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쳐 경제 내에서 생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Q.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는 무엇이 중요한가?

A : 솔로는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경제성장에 노동과 자본이 각각 기여한 정도를 구분해 내는 '성장회계'라는 기법을 고안했는데, 실제 경제성장률이 노동 및 자본의 증가로 설명되지 못한 부분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음을 발견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기술'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진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기술은 단순한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의 노하우, 법률과 제도의 효율성 등 수치로 집계하기 힘든 수많은 요인을 포괄한 개념이기에, 솔로는 이것을 경제성장률에서 노동과 자본의 기여분을 빼고 남은 '잔차'로 측정했다. 이를 총요소생산성(TFP·total factor productivity)이라고도 한다.

경제가 정상 상태에 가까워진 국가에서는 생활수준을 개선할 방법이 기술진보밖에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그러면 기술은 어떤 과정으로 증가하는가? 솔로는 이 점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그의 성장모형은 노벨상의 영예를 안겨주었지만, 한계점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진화하는 데 30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된다.

Q. 자본 축적으로 성장은 지속될 수 있는가?

A : 그러면 그저 저축만 하면 앞으로 계속 성장하고 생활수준은 개선될 것인가? 솔로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생산시설은 한 번 만들어졌다고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노후되고 고장 나거나,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자본재가 매년 그 가치를 잃어가는 것을 감가상각(depreciation)이라 한다.

노동자 1명당 자본이 적고 경제가 덜 성장한 경제에서는 감가상각되어 사라지는 자본의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투자로 인해 늘어나는 자본의 양이 많기 때문에, 경제는 빠르게 성장한다. 그러나 1인당 자본이 고도화된 선진국 경제에서는 감가상각은 자본량에 비례해서 커진다. 게다가 자본이 풍부한 상태에서는 자본량이 늘어도 산출량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자본의 한계생산성 체감) 투자량은 점점 감소한다. 결국 감가상각과 투자가 같아지는 순간이 오면(정상상태, steady state),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이런 결론은 선진국들에는 거북한 내용이지만, 성장 중에 있는 개발도상국에는 희망을 주었다. 실제로 과거부터 선진국이었던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은 더디게 성장한 반면, 생활수준이 열악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들의 생활수준에 빠르게 '수렴'한 것을 볼 때 상당히 잘 들어맞는다.

Q.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A : 총생산량은 국가의 전체 생산요소가 재화 및 서비스 생산에 이용되어 나온 결과물이다. 생산요소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근로하는 것(노동력)과 직장에서 사용되는 생산설비(자본)를 의미한다. 여기에 추가로 눈에 보이진 않지만 생산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technology)'이 생산요소들과 결합된다.

여기까지는 기존의 미시경제학에서 다루는 간단한 생산과정이다. 경제성장은 어디서 발생할까? 국민들은 생산물 중에서 일부는 생활을 위해 소비하고, 남은 양은 저축을 한다. 그 덕분에 저축량만큼은 소비재가 아닌 자본재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오늘 소비하는 것을 미루고 미래의 생산능력을 증진하도록 자본재의 양을 늘리는 것을 투자(investment)라고 한다. 투자로 자본과 생산설비가 증가하면, 노동자 1명이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풍부해지고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저축과 투자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 알쏭달쏭 OX 퀴즈

1. 부국이나 빈국이나 저축률이 같다면 일정하게 성장한다. ( )

2. 노동자 1인당 자본이 많을수록, 자본을 추가할 때 생산량이 더 적게 증가한다. ( )

3. 자본이 풍부한 국가일수록 기술진보가 성장의 주요 요인이 된다. ( )

▶ 정답 = 1. X 2. O 3.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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