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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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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와 권리의 충돌 …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최봉제 매경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입력 2024-06-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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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소비나 생산 활동이 원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편익이나 비용을 주는 것을 외부효과라고 합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자신에게 편익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염 확률을 낮춰 다른 사람에게도 편익을 주며, 궁극적으로 사회적 면역체계를 형성해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데 기여합니다. 한편 어떤 활동은 예기치 않은 비용을 유발하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흔히 보는 환경오염이 그와 같은 사례입니다. 이와 같은 것을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며 당사자들 간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오수, 매연, 소음 공해를 발생시키는 사람들의 행위는 모두 원래부터 그 사람의 잘못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많은 경우 분쟁 상황은 상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주택가 인근 공장이 오수와 매연, 소음 공해 등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 공장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적한 도시 외곽에서 오래전부터 공장을 운영하다가 도시가 확장되며 주택가가 공장에 인접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공장주는 주민들의 피해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자신들의 환경권(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들 간 분쟁 상황을 현명하게 중재할 방법이 있을까요? 여기서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한 가지 재밌는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현재 주민들은 K에게 공사 중단을 요구했지만 K는 자신은 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시작한 정당한 공사이므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으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위 사례는 주민들의 '환경권'과 K의 '건축권'이 충돌하는 상황으로 어느 한쪽의 권리가 다른 쪽의 권리에 반드시 우선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R. Coase, 1910∼2013, 1991년 노벨경제학상)는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효율적으로 풀 수 있는 한 가지 흥미로운 해법(코스적 해법·Coasean solution)을 제시합니다. 아래는 코스의 아이디어를 적용한 해법입니다.

먼저 건축주 K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경우 K의 '건축권'이 주민들의 '환경권'에 우선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사를 갈지 고통을 감내하고 그대로 살지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이전비용(Y)이 피해액(X) 이상이라면, 즉 'Y≥X'이면,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낫습니다. 소음과 분진으로 고통스럽더라도 이전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참고 사는 셈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즉 'Y
이제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를 살펴봅시다. 이 경우 K의 '건축권'보다 주민들의 '환경권'이 우선하므로 K는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으로 입는 피해 X를 보상할지, 이사를 갈 수 있도록 이전비용 Y를 대신 지급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이 경우도 앞서와 같이 이전비용(Y)과 피해보상액(X) 중 비용이 적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즉, 어떤 경우든 '사회적 비용=min{X, Y}'가 성립합니다.

건축주 K의 '건축권'과 주민들의 '환경권' 중 어떤 권리가 우선하든, 권리 관계만 명확하고 거래나 협상에 드는 비용만 작다면, 항상 사회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선택, 즉 사회적으로 효율적인 선택으로 귀결됩니다. 소유권이 명확하고, 사적 거래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만 없다면, 이와 같은 상호성이 있는 분쟁은 이해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으로도 효율적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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