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경제 공부 금융·회계 틴재테크 첫걸음

재테크가 돈 벌기? 인플레 공격서 '돈 지키기'죠

허서윤 기자 겸 'ETN ETF로 승부하라' 저자

입력 2024-08-30 09:30
목록

누구는 코인에 투자해서 부자가 됐다더라. 어떤 연예인은 빌딩을 사서 몇 억원을 벌었다더라. 이런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에 관심을 두고, 학생들 중에는 '건물주'를 장래 희망으로 적어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에서는 주식 투자 동아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재테크 전성시대'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재테크도 첫걸음이 중요합니다. 재테크의 목표를 정확하게 세우고 적절하게 투자에 나서야 인생을 풍요롭게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테크가 뭐죠?

재테크는 재물을 뜻하는 한자(財)에 기술을 뜻하는 영어(tech)를 합해서 만든 말입니다. 재테크를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재물 기술' '돈에 관한 기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약간 어색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 말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선 '재'와 '테크' 사이에 '돈을 ○○해주는 기술' 정도로 이어주는 말이 필요해 보입니다. ○○에는 어떤 말이 들어가야 할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돈을 버는 기술'입니다. 재테크를 잘해서 얼마를 벌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요. 아마도 돈으로 돈을 버는 기술을 가진 사람 중에 최고는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버핏을 '뛰어난 투자자'라고 말하지, '재테크의 귀재'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돈으로 돈을 잘 벌 수 있다면 투자를 본업으로 삼는 전업 투자자가 될 것이고, 이는 재테크 영역을 벗어나는 일입니다.

재테크가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면 '돈을 관리하는 기술'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결국 재테크는 돈으로 돈을 버는 기술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이 번 돈을 잘 지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부자가 되고 싶다면 주식, 코인에 관심을 두기 전에 장래에 갖게 될 본인의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재테크가 돈을 관리하는 기술 정도라면 굳이 힘들여서 공부를 하고 투자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월급으로 받은 돈을 그냥 은행에 맡기면 돈 잃을 일 없이 안전하게 재산을 불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법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단리와 복리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복리의 마법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 경우에 '단리와 복리' 방법이 있습니다. 단리는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를 받는 것이고, 복리는 원금뿐만 아니라 이미 받은 이자에 대해서도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만약 100만원을 연 3% 이자를 주는 3년 만기 예금에 넣는다고 합시다. 만기일에 받을 이자를 단리로 계산하면 매년 100만원의 3%인 3만원을 받고, 만기일에 원금 100만원과 3년 치 이자 9만원을 합해 109만원을 돌려받습니다.

이번에는 이자를 복리로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첫 연도 이자는 3만원으로 똑같지만, 두 번째 연도의 이자는 103만원의 3%인 3만900원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 해의 이자는 103만900원의 3%인 3만927원을 받아서 3년간 총 9만1827원의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단리와 복리의 이자 수익 차이가 단기간에는 그리 크지 않지만 만약 기간을 50년 정도로 길게 잡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4%의 수익률로 투자하면 단리 이자의 경우 50년 후에는 300만원이 되지만 복리로 계산하면 710만원으로 늘어나 단리보다 2배 이상 커지게 됩니다.

 

인플레의 역습!

누구나 재산을 불릴 때 복리 방법을 선택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복리 예금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내 지갑 속에 있는 돈의 가치를 깎아 먹는 물가는 복리 방식으로 오릅니다. 내가 노후를 위해 연 4%짜리 은행 예금 통장에 넣어놓은 100만원이 50년 후에 3배로 불어나겠지만 만약 물가가 똑같이 매년 4%씩 오른다면 내 통장 안에 있는 돈의 실질 가치는 현재 기준으로 절반 이상을 날려버린 셈이 됩니다.

아무리 오랫동안 착실하게 돈을 모아도 내 재산의 실질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인플레이션의 늪'을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재테크는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인플레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적절한 투자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