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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경제 공부 금융·회계 틴재테크 첫걸음

15년만에 가장 싸진 엔화값 지금 좀 사서 챙겨뒀다가 가격 뛸 때 팔면 '짭짤'

허서윤 기자 겸 'ETN ETF로 승부하라' 저자

입력 2023-12-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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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엔저 투자법
초저금리 유지하는 일본
완화적 통화정책 이어가
엔화환전 환차익은 기본
ETF로 투자수익도 가능
사진설명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주변에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친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이 코로나19 이전의 1.7배에 달한다는 뉴스가 나올 만큼 일본 여행 붐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이 거리가 멀지 않아 비교적 쉽게 다녀올 수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해외여행 핫플레이스로 뜬 이유가 뭘까요? 바로 역대급으로 싸진 엔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물건 가격은 화폐로 표시합니다. 컴퓨터가 비싸다는 것은 컴퓨터를 살 때 돈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엔화가 싸졌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엔화는 화폐인데 화폐가 싸다는 말은 뭔가 어색하기는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화폐를 맞바꿀 때 교환 비율을 '환율'이라고 합니다.

일본 엔화와 우리나라 원화를 교환할 때는 원·엔 환율을 기준으로 거래합니다. 예를 들어 100엔당 원화 환율이 1000원이라면 우리나라 입장에서 엔화 100엔을 구하려면 우리 돈 1000원을 줘야 합니다. 결국 100엔과 1000원을 맞바꾸는 것을 1000원으로 100엔을 샀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으로 떨어졌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100엔을 사기 위해 900원만 주면 됩니다. 100엔의 가격이 100원 떨어진 셈입니다. 원·엔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엔화 가격이 싸졌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최근 원·엔 환율이 100엔당 870원 아래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 정도입니다. 엔화 가격이 100엔당 130원 떨어진 셈입니다.

환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지면 일본 내 물가가 그대로 유지돼도 원화를 일본 엔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여행 비용이 13% 정도 저렴해집니다. 일본 여행 비용이 제주도보다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입니다.

초보자는 환차익만 노려도 충분

현재 '슈퍼 엔저'는 일본 중앙은행이 초저금리를 계속 유지하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국이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고 있는 것과 정반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를 나타내는데, 일본만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엔화의 상대적인 가격이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다소 긴축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입물가가 비싸지기 때문에 현재 통화 정책을 계속 고집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지금 바닥 수준까지 떨어진 엔화 자산에 투자했다가 나중에 자산 가격이 오를 때 팔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간단한 투자 방법은 '엔화 환전'입니다. 엔화가 쌀 때 원화를 엔화로 바꿔서 보관하다가, 나중에 원·엔 환율이 올랐을 때 팔면 그만큼 환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환전할 때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외환 거래로 얻은 환차익에 대해서는 따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보통 은행에서 엔화를 사고팔 때는 각각 1.75% 정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은행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환전하면 최대 90%까지 할인해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뒤 집에 보관하지 않고 은행에서 '엔화 예금'을 들 수도 있는데 일본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예금도 이자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고수익 노린다면 상장지수펀드

환차익과 함께 투자 수익까지 노리는 투자자라면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입니다. 엔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본 기업이 3년 연속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살아납니다. 도요타 같은 일본 수출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일본 금리가 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이에 더해 일본 기업들 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본 증시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올해 10월까지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8%로 글로벌 증시 중 미국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ETF 가운데 종목명 뒤에 (H)가 붙은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환율 변동 위험을 미리 제거한 '환헤지' 상품임을 의미합니다. 일본 엔화가 나중에 비싸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환헤지를 하지 않고 환율 변동을 수익률에 반영하는, 즉 (H)가 붙어 있지 않은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밑줄 쫙 투자 노트

증권사에서 환전: 증권사에서도 엔화를 바꿀 수 있는데 수수료가 은행보다 저렴하다.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100% 감면받을 수 있다. 다만 증권사에서는 현금을 직접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송금 수수료를 내고 은행으로 보내야 한다.

해외 ETF 세금: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수익금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이용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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