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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금, 급전 필요할때 늘죠…경영악화 '시그널'

조은나라 세무사

입력 2023-11-0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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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판단할까?

사진설명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기업들의 단기차입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한국은행이 조사해 발표하는 자료에 따른 것이다. 단기차입금 규모가 커진 것이 뉴스에 보도될 만큼 중요한 일일까.



Q. 단기차입금이 무엇일까?

단기차입금이란 말을 그대로 보면 '단기로 빌린 돈'이다. 기업이 경영할 때에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 것이다. 정해진 날짜에 이자를 주고 만기에 갚겠다고 하면 빌리는 것이고, 이자를 주겠다거나 만기에 갚는다는 약정은 없지만 회사의 이익을 나누고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하면 그 금액을 돌려주는 것이 투자를 받는 것이다.

또 기업은 회계기준에 맞춰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재무상태표를 작성하며, 위 내용을 표시한다. 이 중 빌린 돈에 해당하는 차입금은 '부채' 항목에 표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이 빌린 돈 중 단기로 빌린 돈을 단기차입금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조만간 돈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만기가 늦게 도래하는 것을 장기차입금이라고 부른다. 이 장기와 단기를 구분하는 통상적인 기준은 1년이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돈은 단기차입금에 쓰고, 1년이 넘어서 갚아야 하는 돈은 장기차입금에 기재한다.



Q. 단기와 장기는 언제 기준으로 볼까?

(주)A가 매일은행에 2024년 11월 30일 갚아야 하는 차입금이 있다고 가정하자. 2022년 9월에 보면 이 차입금은 만기가 1년 이상 남았으므로 장기차입금이지만, 2022년 12월 31일에 보면 이 차입금은 단기차입금이 된다. 이때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재무상태표를 확인하는 사람이 해당 정보를 왜곡하지 않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재무상태표는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작성한다. '전자공시시스템'이라는 사이트에서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검색해볼 수 있는데, 어떠한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보더라도 <재무상태표>라는 제목 아래 '2022.12.31 현재'라는 글씨를 볼 수 있다. 이는 2022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재무상태표를 작성했으므로, 이 시점을 기준으로 단기와 장기를 나눴다는 뜻이다. 따라서 2022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작성한 (주)A의 재무상태표에 매일은행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이 될 것이며,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한 재무상태표에는 단기차입금으로 표시될 것이다. 반면 돈을 빌릴 때부터 만기가 12개월 미만이라면 해당 차입금은 처음 재무제표에 작성할 때부터 단기차입금이 된다.

Q. 단기차입금이 많은 것이 왜 기사화될까?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기업 운영을 모두 자기자본으로 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를 받기도 하지만 대출을 활용해서 구한 자본으로 이익을 내기도 한다. 가전제품을 만들어 파는 (주)A는 신기술을 개발했는데 실제 제품에 접목하려면 공장의 생산설비를 교체해야 하고 이를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때 은행에서 돈을 빌려 시설을 교체하고 신제품을 발 빠르게 출시한 뒤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렇게 차입하는 돈은 대부분 장기차입금인 사례가 많다. 은행에서도 생산설비를 교체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단기로 돈을 갚으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로 돈을 빌려 설비를 교체하고, 원재료도 새로 구입해 생산을 하며, 그 제품을 판매해 번 돈으로 대출을 갚는 구조로 돈이 원활하게 흘러가게 된다.

단기차입금은 돈이 흘러가는 구조가 다르다. 장기차입금의 만기가 도래해 단기차입금이 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단기차입금이 급증했다는 의미는 장기차입금 만기가 도래했다기보다 신규로 빌린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경우가 많다. 이런 차입금은 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급전이 필요할 때 빌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재료를 외상으로 사고 그 외상 대금을 갚아야 하거나, 직원 임금을 지불하거나, 회사 운영비로 사용할 목적으로 빌린다. 결국 단기차입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기업이 영업해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운영이 어려워 돈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기사화되는 것이다.

Q. 단기차입금의 규모가 많다는 것은

단기차입금이 많다는 데 '얼마 이상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주)A와 (주)B의 단기차입금이 동일하게 10억원이다. (주)A는 통장에 현금 20억원이 있어서 언제든 차입금을 갚을 수 있지만 (주)B는 현금이 5억원이라 만기에 차입금을 다 갚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어음이 있다면 갚지 못해서 부도 처리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절대적 규모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다른 항목과의 비율로 따져보는 경우가 더 많다. 기업이 가진 자본 대비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총부채 중 단기차입금은 얼마나 되는지, 단기차입금에 비해 단기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비율로 판단한다. 재무제표에는 다양한 숫자가 나온다. 이 숫자들의 관계와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기업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사진설명



1. 단기차입금이 많으면 기업 운영에 반드시 악영향을 미친다. (  )


2. 재무제표를 보는 날부터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면 단기차입금이라고 한다. (  )


3. 기업이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단기차입금이 많으면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  )


 


정답 1. ×2.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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