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05월 14일 화요일

경제 공부 금융·회계 생활 속 회계이야기

사고팔수 있는 권리인 옵션…가격이 달라져도 걱정 없죠

조은나라 세무사

입력 2023-09-14 09:40
목록

사진설명

자동차를 살 때 어떤 옵션을 넣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옵션을 넣을지 말지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의 선택이다. 옵션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대가를 지불하고 이를 사용한다. 금융시장에도 옵션이라는 금융상품이 있는데 이에 대해 알아보자.

Q. 금융시장에서 옵션이란?

A. 옵션(option)이라는 단어 자체는 '선택권'을 의미한다. 자동차를 살 때 옵션을 고민하는 것은 나에게 선택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 돈을 내고 옵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옵션도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떡집을 운영하는 김매일 씨는 매일 사는 쌀의 가격 변동에 대비해 선물거래(先物去來·Futures)를 하고 있었다.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거래한다고' 농부와 계약하고 실제로 한 달 뒤에 쌀 10㎏ 가격이 어떻게 되든지 5만원에 거래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호에 봤던 선물거래다. 그런데 이런 거래는 이익을 볼 때는 좋지만 손해를 볼 때는 그 손해를 고스란히 져야 해서 부담스럽다.

이때 농부가 김매일 씨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쿠폰을 제시하면서 5000원에 이 쿠폰을 살 것이냐고 묻는다. 김매일 씨가 이 쿠폰을 구매했다가 한 달 뒤에 쌀 10㎏ 가격이 8만원으로 오르면 쿠폰을 보여주면서 쌀을 5만원에 사면 된다. 반면 쌀 10㎏ 가격이 3만원으로 내리면 김매일 씨는 '이 쿠폰 안 쓸래' 하면서 쿠폰을 버리고 시장에 가서 3만원에 쌀 10㎏을 사면 된다.

 

쌀 가격이 3만원일 때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거래한다'는 선물계약을 했다면 무조건 5만원에 사야 하니까 2만원을 손해 본다. 하지만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쿠폰을 구매했을 때는 쿠폰값 5000원만 손해를 입으면 된다. 이렇게 쿠폰 형태로 거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옵션이다.


사진설명


Q. 옵션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A. 위 사례에서는 농부가 쿠폰을 제시했지만 김매일 씨가 농부에게 쿠폰을 제시할 수도 있다.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팔 수 있다'는 내용의 옵션이다. 김매일 씨는 쌀값이 올라도 5만원에 사고 싶어 이를 제시했다. 반면 농부는 쌀값이 3만원으로 떨어졌을 때도 5만원에 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쿠폰을 구매할 것이다. 이렇게 옵션에는 '팔 수 있다'와 '살 수 있다' 두 종류가 있으며 '팔 수 있다'는 풋옵션, '살 수 있다'는 콜옵션이라고 한다.

옵션도 다른 물건과 같이 매수자, 매도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따라서 콜옵션 매수자·매도자가 있고 풋옵션 매수자·매도자가 있다.

농부가 제시한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콜옵션에서 옵션의 요소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쌀'은 기초자산이다. 기초자산은 말 그대로 옵션을 만들게 된 기초가 되는 자산이다. 현실에서는 원유, 금, 달러 등 다양한 기초자산이 있다. '한 달 뒤'라는 기간은 만기를 뜻한다. 쿠폰을 사용하는 것을 '옵션을 행사한다'고 표현하고, 이때 '5만원'은 행사가격이라고 한다.

Q. 옵션거래는 왜 할까?

A. 옵션거래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헤지(hedge)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이익을 취하기 위한 투기거래다. 헤지는 자산 가격 변동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다. 쌀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쌀로 떡을 만드는 김매일 씨에게는 위험 요소다. 쌀 가격이 변한다고 해서 매번 떡 가격을 바꿀 순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매일 씨는 쌀 가격 변동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옵션거래를 할 수 있다.

반면 이경제 씨는 쌀이 필요하지 않지만 쌀 가격이 오를 것이라 보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얻고 싶다. 이때 옵션거래를 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쌀이 오가는 것이 아니라 옵션이라는 쿠폰만 사고팔면 되기 때문이다. 위 예에서 이경제 씨가 '한 달 뒤에 쌀 10㎏을 5만원에 살 수 있다'는 콜옵션을 5000원을 주고 샀다고 가정하자. 이 쿠폰을 산 뒤 매일 쌀 가격이 올라 만기가 2주 남은 현재 8만원이 됐을 경우 이 쿠폰은 인기가 더욱 많아진다. 5000원이었던 쿠폰 가격이 계속 올라 3만원이 됐다. 이경제 씨는 굳이 쌀을 사야 하는 건 아니었으므로 이 쿠폰을 팔아 2만5000원의 이익을 얻었다. 만약 쌀 가격이 더 오른다면 쿠폰은 더욱 비싸지고 이경제 씨의 이익은 커질 것이다.

그러나 만약 쌀 가격이 5만원보다 떨어졌다면 아무도 이 쿠폰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쿠폰이 없어도 시장에 가서 쌀을 5만원보다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경제 씨는 이 쿠폰을 버려야 한다. 쌀을 직접 사려고 했던 김매일 씨는 '쿠폰값만 손해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경제 씨는 투자를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투자액을 모두 잃는 것이다. 즉 100% 손실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기초자산으로부터 파생돼 만들어진 선물과 옵션 같은 상품을 파생상품(derivative)이라고 한다.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파생상품 거래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기업도 수익을 추구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는 신중하게 하고, 이를 재무제표에 표시해 기업 정보를 보는 사람들이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알쏭달쏭 OX 퀴즈

1. 옵션은 파생상품이다. ()

2. 옵션은 손해를 보더라도 무조건 행사해야 한다. ()

3. 옵션을 구매하면 기초자산도 같이 거래해야 한다. ()

정답 1. ○2. ×3. ×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