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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응전의 경제학] 제임스 토빈 리스크-수익 최적비율 설명…윌리엄 샤프 자산가격 결정 이론 만들어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입력 2020-04-0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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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마코위츠(Harry M. Markowitz)가 금융경제학의 물꼬를 튼 이후 금융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였지만, 그의 연구를 실제로 활용하기엔 걸림돌이 하나 있었다. 1950년대 당시의 최신형 컴퓨터를 사용해도 1000여 개 주식 간에 공분산(두 변수 간 관계를 나타내는 양)을 계산해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찾아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때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이 마코위츠의 이론을 한 발자국 더 진보시킬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경제학계에서 이단아로 취급받던 마코위츠와 달리 토빈은 이미 스타 경제학자였는데, 케인스의 이론을 정교화하고 유동성과 채권 이자율에 대해 깊이 연구해온 차였다.

Q. 투자자별 맞춤형 포트폴리오가 필요한가?

A : 주식은 수익이 높은 대신 투자금을 잃을 가능성을 지닌 위험한 상품이다.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각자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 중에서 중요시하는 것이 달랐고, 고객마다 적합한 주식 종목을 골라 추천하는 것이 당시 투자자문사의 일이었다. 은퇴자들에겐 시류를 타지 않는 전력이나 통신주를, 과감한 젊은이들에게는 정보기술(IT)이나 모험적인 기업 주식을 추천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이때 토빈은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투자는 단지 주식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금이나 안전한 국채에도 할 수 있다. 만약 여러 포트폴리오 중에서 변동성(위험) 대비 수익률 비율이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를 찾아 '슈퍼 포트폴리오'라고 이름 붙였다고 생각해보자.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이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높은 수익성 때문에 위험 또한 상당히 높을 것이며, 위험을 싫어하는 투자자는 이것에 투자하길 꺼릴 수 있다. 하지만 슈퍼 포트폴리오와 국채에 반반 투자한다면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마코위츠의 방법처럼 투자자가 원하는 변동성 수준의 '효율적 포트폴리오'를 그때그때 찾을 필요 없이, 가장 우수한 '슈퍼 포트폴리오'를 찾아낼 수 있다면, 투자 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투자자가 이 포트폴리오를 이용해 투자하면 된다.

 


기업도 주주들 간에 서로 상반된 의견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위험 대비 수익을 높여 기업 가치를 높게 만들면, 주주들은 이제 자신의 구미에 맞춰 주식과 채권 보유량을 조절해 자신이 원하는 위험 수준과 수익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토빈의 '분리정리'다.

Q. 주식 수익률의 결정 요인은 무엇일까?

A : 그럼 이제 그 '슈퍼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찾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 문제에 도전한 윌리엄 샤프(William Sharpe)는 UCLA 소속 대학원생으로, 그의 최초 박사논문 주제는 금융과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러나 논문이 별로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그의 진로는 크게 바뀌었고, 마침 같은 연구소에 합류했던 마코위츠에게 논문지도를 받으면서 금융경제학의 개척자로 진입할 수 있었다. 샤프는 각 주식들의 수익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대신 근본적인 요인에서 영향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경기에는 대부분 주가가 상승하는 법이다. 물론 기업 그 자체의 경영 성과에 따라 경기와 상반되게 움직이는 부분도 있지만, 여러 주식으로 분산투자를 하면 이런 개별적 변동성은 제거할 수 있다. 샤프는 이러한 근본적 요인이 '시장 포트폴리오(기업 크기에 따라 골고루 투자한 포트폴리오)'라고 주장했다. 시장 포트폴리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은 높은 수익률을, 둔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은 낮은 수익률을 얻게 된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가장 우월한 '슈퍼 포트폴리오'는 사실상 시장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입증해냈다. 투자자들이 분리정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모두 슈퍼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것이며, 모든 투자자가 동일한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면 결국 시장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따라서 주식 수익률은 그 주식이 시장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샤프가 만들어낸 모형은 자산가격결정모형(Capital Asset Pricing Model·CAPM)이라고 불리고 있다.

Q. 시장 평균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펀드는?

A : 샤프의 연구는 투자자문업 종사자들을 당황시키는 내용이었다. 펀드운용사들은 자신들이 특수한 분석을 통해 앞으로 수익을 잘 볼 수 있는 주식 종목을 고를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CAPM에 따르면 일부 종목만 선택하는 것보다 시장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것이 더 우수하며, 따라서 적극적으로 투자 전략을 짜는 펀드매니저는 시장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차라리 기계적으로 시장 포트폴리오를 따르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해 수수료를 절약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CAPM은 단 한 가지 요인에 의해 주식 수익을 설명한다는 한계점 때문에 비판을 받았지만, 이론의 간결함과 아름다움으로 아직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펀드 운용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점으로 주가지수 수익률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금융 이론에 대한 샤프의 공적을 짐작할 수 있다.

■ 알쏭달쏭 OX 퀴즈

1. 투자자 성향에 따라 효율적 포트폴리오는 서로 다르게 선택돼야 한다. ()

2. 시장 포트폴리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은 수익률이 높다. ()

3. CAPM에 따르면 인덱스펀드는 적극적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는 펀드보다 우수하다. ()

▶ 정답 = 1. X 2. O 3.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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