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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경제 공부 시사·경제 시사 찬반토론

의료인력 부족 해소 vs 전공 쏠림 못 막아

정유빈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3-11-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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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사진설명

연합뉴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아과 오픈런'은 소아과 병원을 가려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현상을 뜻합니다. '응급실 뺑뺑이'란 응급 환자가 병원을 찾기 위해 전전하다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숨진 사건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시스템 붕괴가 국민 건강 보호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다만 의대 증원 폭과 구체적인 방법은 공론화를 거쳐 확정하는 쪽으로 유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와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게 됐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찬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찬성 논리>

1. 국민 여론조사 '찬성' 압도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58.4%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6.7%로 국민 3분의 2를 넘었습니다. 반대는 9.8%에 불과했습니다.

또 지난 16일 매일경제신문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1.1%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했고,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응답자 중 65.2%가 500명 이상 증원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수도권 집중·전공 쏠림 심각

우리나라는 서울과 수도권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이 집중돼 있습니다. 지방에서는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지방 병원의 의사 부족으로 환자는 적시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서울에서는 치료 가능한 질병도 지방에서는 의사가 없어 사망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합니다.

의대 안에서 전공 쏠림 현상도 심각합니다. 특정 의료분야에만 전공의들이 몰리면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한 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 한 명도 지원하지 않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반대 논리>

1. 인구 주는데 의사만 증원 곤란

국내 인구 감소로 인해 국민 수 대비 의사 비율은 점차 높아질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85명으로 늘어나 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83명)과 격차가 1명 미만으로 좁아집니다. 2063년이면 한국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6.49명으로 OECD 국가 평균 6.43명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그러니 현재 의사 배출 수준을 유지하기만 해도 '공급과잉'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수요가 많으니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단순한 개념에 그치고 있다"며 "무작정 정원 확대는 의료 시스템 붕괴를 초래하기 쉽다"고 경고했습니다.

2. 필수·지방의료 제도 개선이 우선

필수·지역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대 정원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필수·지역의료 분야에 대한 적정한 보상 등 다른 해결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필수의료 분야 근무 환경 개선, 경증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과밀화 해소, 의료분쟁 부담 경감 등을 시행하면 해당 분야를 지원하는 의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유빈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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