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07-12 09:58teen.mk.co.kr
2025년 02월 17일 월요일
데이식스·QWER·새소년…
강렬한 밴드 음악이 주류로
여름 페스티벌서도 인기
힙합 밀어내고 매진 행렬
유튜버 김계란이 기획한 밴드 'QWER(큐더블유이알)'. QWER 소셜미디어
뜨거운 태양과 함께 뮤직 페스티벌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을 살펴보면 데이식스, 엔플라잉, 새소년 등 인디 밴드들이 눈에 띕니다. 노래와 춤으로 무대를 꾸미는 아이돌과 달리 밴드는 보컬과 기타·키보드·드럼 등 악기 연주자로 구성됩니다.
1990~2010년대에는 YB, 크라잉넛, 자우림, FT아일랜드, 혁오 등 밴드 음악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MZ, 특히 잘파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밴드 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힙합과 K팝에 쏠렸던 음악 팬들의 관심이 최근 밴드 음악으로 옮겨오며 장르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길거리나 카페에서 밴드 음악이 흘러 나오거나 사람들이 즐겨찾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에 밴드 음악이 담겨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음원 차트에서도 밴드 음악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나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에서도 메인 OST를 밴드 음악으로 구성하는 등 밴드 음악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과 밴드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돌 밴드'가 새로운 장르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팬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주얼과 악기 연주 실력, 그리고 보컬실력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돌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데이식스'는 2017년에 발매한 '예뻤어', 2019년에 나온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의 곡들이 역주행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명 기획사 소속이 아님에도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는 걸밴드도 있습니다. 2023년 유튜버 김계란이 일본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등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한 밴드 'QWER(큐더블유이알)'은 역주행에 성공한 데뷔곡 '디스코드(Discord)'와 최근 발매한 '고민중독'이 멜론 음원차트 톱100 리스트 가운데 10위 안에 들 정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이돌 밴드 음악이 청량한 느낌이라면, 강렬한 소리로 귀에 꽂히는 '록 밴드' 음악도 있습니다. 록 밴드 음악은 기타와 드럼뿐만 아니라 아이돌 음악에서 듣기 힘든 베이스의 비중도 높기 때문에 묵직하고 강한 사운드로 대중의 고막을 사로잡았습니다. 록 밴드의 대표 주자인 '실리카겔'은 2015년에 데뷔해 올해 8년 차를 맞았습니다. 밴드 형태지만 록, 팝, 힙합 등 한계를 두지 않는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No Pain' 'Tik Tak Tok' 등의 히트곡으로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가운데 '실리카겔 붐은 온다'라는 제목이 입소문을 타며 '밴드 붐은 온다'는 유행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보컬 '황소윤'을 필두로 한 '새소년'도 유니크한 노래와 힙한 스타일링으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컬과 연주가 매력적인 '파도' '난춘' '긴 꿈' 등의 히트곡으로 식지 않는 인기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밴드 음악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페스티벌과 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 밴드 아티스트의 공연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실리카겔, 데이식스,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 QWER 등 밴드 그룹들이 대학 축제에 초청받아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2023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폭염 속에서도 역대 최다 기록인 15만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으며, 올해 공연 역시 라인업이 공개되기도 전에 오픈된 블라인드 티켓이 2분 만에 매진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축제 등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행사업계에서 뮤지션 섭외의 무게중심이 기존 힙합에서 밴드로 옮겨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젊은 세대의 음악 트렌드 변화가 뚜렷한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