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하다 잠깐 쉬는 시간, 가볍게 브롤 한 판 어때?"
과거에는 현실감을 높인 RPG(롤플레잉 게임)가 대세였지만 요즘 들어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그래픽이 눈에 띄는 '캐주얼 게임'들이 앱스토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캐주얼 게임은 퀘스트(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이용자가 수행해야 하는 임무)에 대한 부담 없이 간단한 조작만으로 짧은 시간 내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뜻합니다.
대표적으로 작년 말부터 유행하는 '수박 게임'이 있습니다. 수박 게임은 작은 과일들을 상자 안에 떨어뜨린 후 합쳐 가장 큰 과일인 수박이 될 때까지 점수를 내는 게임인데요. 수박을 만들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 화제가 되었고, 침착맨을 포함한 많은 유명 유튜버들이 콘텐츠를 통해 도전하면서 더욱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캐주얼 게임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감한 쿠키가 장애물을 피해 달리며 점수를 올리는 귀여운 모습으로 화제가 된 '쿠키런'은 지난달 26일 신작 '모험의 탑'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출시 직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대만, 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앱스토어 인기 1위 게임에 올랐으며 전 세계 유저들의 관심을 받으며 하루 만에 100만건 다운로드를 달성했습니다.
쿠키런
캐주얼 게임이 잘파세대를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의 합성어로,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잘파세대는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같은 숏폼 영상이 전 세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캐주얼 게임은 한 게임당 플레이 시간이 짧고 조작 방법도 간편해 단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보다 자기 만족과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도 캐주얼 게임의 특징입니다. 게임 개발사들은 보통 이용자들의 접속을 늘리기 위해 특정 시간에 접속하면 보상 아이템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다른 일을 하다가도 그 시간에 딱 맞춰 게임에 접속하기란 쉽지 않죠. 다른 플레이어와의 경쟁이 기본 콘셉트인 게임에서 보상 아이템을 받지 못한다면 플레이가 갈수록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반면 캐주얼 게임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보다는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해 성취감을 느끼는 방식입니다. 일상에서 늘 경쟁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의 "취미에서만큼은 쉬고 싶다"는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