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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체감물가` 보여주는 생활물가 쌀·달걀·쇠고기·과일·교육비… 자주 사는 141개 품목 들어가 4%대 물가…2011년이후 최대 국제유가 급등이 가장 큰 원인 정부, 유류세 30% 인하로 대응 외식물가 13년만에 최고 수준 학원비·가전제품 줄줄이 올라 저소득층, 물가상승에 더 취약
Q. 생활물가는 어떻게 산정하나요.
A. 먼저 소비자물가지수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일상생활에서 비중이 큰 460개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소비자 구입가격을 조사해 산정합니다. 이를 보완하는 지표가 생활물가지수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됩니다. 조사 대상은 쌀·달걀·배추·두부·쇠고기·소주 등 소득 증감에 관계없이 구매하는 기본생필품과 과일류·교육비처럼 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입니다. 구입 빈도가 수년에 걸쳐 소비되는 내구소비재(냉장고·세탁기)는 생활물가지수 산정에서 제외됩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7%, 4.1% 상승했습니다.
Q. 올 들어 생활물가는 왜 올랐나요.
A. 국제유가 급등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기름값 상승은 운송비 인상으로 이어지며 각종 생활 비용을 증가시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한 달간 약 30% 급등하면서 국내 생활물가 상승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월 5일 기준 전국 휘발유는 ℓ당 1991원, 경유는 1912원입니다. 특히 휘발유보다 저렴한 경유값이 크게 올랐는데 이는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경유 및 중간재 수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입니다. 국내 경유가격은 2008년(1932원)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식량의 주원료인 밀 가격도 전쟁과 이상기후, 자연재해, 코로나19로 인해 급등하고 있습니다. 세계 제2위 밀 수출국인 미국과 캐나다 중서부는 최근 가뭄이 발생해 작년 생산량의 40%까지 줄었습니다.
Q. 품목별 생활물가는 얼마나 올랐나요.
A.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로 나타났습니다. 2009년 2월 5.6% 이후 1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의 상승폭이 제일 컸습니다. 일반 서민들이 자주 먹는 김밥(7.7%), 햄버거(7.6%), 설렁탕(7.5%), 라면(7.0%), 짜장면(6.9%), 치킨(6.3%), 삼겹살(5.9%), 돈가스(5.7%) 등의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맥도날드는 지난 2월 메뉴별로 200~300원 인상했습니다. 배스킨라빈스 '싱글 레귤러 사이즈' 가격은 3200원에서 3500원으로, '더블 레귤러 사이즈'는 6200원에서 6700원으로 올랐습니다.
농심은 이달부터 22개 과자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했습니다. '새우깡'은 7.2%, '꿀꽈배기' '포스틱' '양파깡'은 6.3% 올랐습니다. 새우깡(90g)의 소매점 판매가는 1300원에서 1400원이 됐습니다. 빙그레의 '투게더' 소매점 판매가도 5500원에서 6000원, '메로나'는 800원에서 1000원이 됐습니다.
학원비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구몬학습은 물가와 원자재값, 인건비 상승 여파로 과목당 월 회비를 2000~3000원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의 한 유·초등생 영어학원은 주 5회, 5만원이던 셔틀버스 비용을 최대 8만원으로 올렸습니다.
가전제품은 철강, 레진, 구리 등 주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구입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 TV 평균 판매가는 전년 대비 32%, LG전자는 26.4% 상승했습니다. LG전자 24㎏ 용량 '트롬 드럼세탁기' 신제품은 190만3300원으로 기존보다 20만원 넘게 올랐습니다.
Q. 생활물가 상승으로 누가 더 힘들까요.
A.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더 큰 폭의 물가 상승을 체감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2019년 대비 2020~2021년 체감물가 변화 폭을 조사한 결과 소득하위 20%가 2.7%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소득이 높은 20%는 1.9%에 그쳤습니다. 한경연은 식료품·주거·보건 등 생필품 가격 인상 영향은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1.4배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용돈과 아르바이트가 주 수입원인 1020세대는 물가 상승 체감이 더 클 수 있습니다.
Q. 생활물가를 어떻게 잡을까요.
A. 정부는 주요 프랜차이즈의 외식 가격 변동 여부를 공시하는 '외식가격 공표제'를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정부는 특히 5~7월 유류세 인하폭을 현재 20%에서 30%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인하율이 30%가 되면 휘발유는 인하율 20% 때보다 ℓ당 82원이 줄어들게 됩니다. 화물차 운전자와 소상공인 생계형 경유차 운전자에게는 유가연동 보조금을 3개월간 지급합니다.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