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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 하반기 들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달러당 1400원대에 육박하면서 수출 증가 기대감은 커졌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각국의 경제 침체로 인해 무역수지(수출-수입)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8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는 94억7000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무역통계가 집계된 1956년 이후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최근 5개월 연속 적자입니다.
이는 원화값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완제품 수출은 늘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곡물 등 수입액 규모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전 세계 각국이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경기가 나빠지자 우리나라 주력 품목의 수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산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7.8% 줄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가 꺾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데다 원재료 조달을 위한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면서 필요한 곳에 물량이 제때 제공되지 못한 탓입니다.
또한 각국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5월부터 4개월 연속 5% 이상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도 크게 올라 가계의 지갑 사정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최근 5개월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해 현재 2.5%에 달합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부동산 거래는 급감하고 있고, 기업들도 돈을 빌려 신규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일반인은 주식 투자보다는 높아진 은행 이자를 받기 위해 저축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비와 투자가 모두 위축되다 보니 기업 재고도 쌓여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재고를 포함한 국내 제조업 재고율은 7월 기준 125.5%로 2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재고 증가는 기업들의 생산 감축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경제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 국면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대폭적인 금리 인상을 추가 예고하면서 달러 가치는 오르고 원화값은 하락하는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일 수밖에 없어 유동성 부족에 따른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