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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은 깐부라던 넷플릭스, 5년만에 기습 요금 인상…망사용료 논란 확산되나

이효석 기자

입력 2021-11-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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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설명[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난해한 경제 이슈를 해시태그로 쉽게 정리해 드립니다. 그간 화제가 됐던 사건 2개를 골라 그 사건을 둘러싼 경제 개념, 전후 맥락을 짚어 학생들 시선에서 쉽게 이해되도록 풀어냈습니다. 기사를 읽은 뒤 하단에 제시된 뉴스 읽기도 생각해본다면 머리에 쏙쏙 남겠죠?

◆ 프리미엄 1만4500원서 1만7000원



#넷플릭스#망 사용료#망 중립성#공유지의 비극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매경DB]
사진설명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매경DB]

넷플릭스가 5년 만에 한국에서 기습적인 요금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 인상이 망 사용료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넷플릭스가 앞으로 내게 될지도 모를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의혹이 나온 거죠. 하지만 회사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8일 한국 서비스 구독료 인상을 공지했습니다. 2016년 1월 국내에 진출한 이후 첫 요금제 변화죠.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각각 12.5%, 17.2% 올리기로 했습니다. '베이직' 요금제는 기존 월 9500원을 유지하기로 했어요. 바뀐 구독료는 신규 가입자부터 18일자로 적용됐습니다. 기존 회원은 다음 청구일부터 새 요금을 적용받아요. 넷플릭스에서 밝힌 국내 유료 구독 가구 수는 380만가구(2020년 12월 기준)입니다.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 배경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불을 두고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넷플릭스를 시청하면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발생하는데요. 시청자가 급등하면서 폭등한 트래픽에 부담이 커진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했습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죠.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망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망 중립성'이라는 원칙이 거론됐습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를 공공재로 보고 통신 회사가 인터넷 콘텐츠를 함부로 차단하거나 차별할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하죠. 하지만 2018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의무를 폐지한 이래로 통신사와 콘텐츠 제작자 간 갈등이 본격화됐죠.

【뉴스 읽기】 망 중립성으로 인한 폐해는 경제학 개념 중 '공유지의 비극'을 떠올리게 합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개인이 사리사욕을 추구하다 공유지를 파국으로 몰아가게 한다는 개념이죠.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하는 초고속 인터넷은 민간 서비스지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허가를 얻어 제공하는 서비스예요. 공공재 성격이 있는 거죠. 그런 공간에 넷플릭스가 공공자원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봅시다.



◆ 우유 남아돈다는데 가격은 오르네



#원유 가격 차등제#수요공급의 법칙#가공용 우유

정부가 우유 원유(原乳)의 가격 차등제 도입을 선언하자 낙농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만들어내는 현 제도의 한계로 인해 소비자들은 국내산 우유와 유제품을 외면하고 있는데도 낙농단체들이 '몽니'를 부려 제도 정상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용도별 원유 가격 차등제를 골자로 한 원유 가격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전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에는 흰 우유(시유)와 유제품 가공용으로 쓰이는 우유를 가리지 않고 ℓ당 1100원에 매입했으나 2022년 10월부터는 가공용 우유를 ℓ당 900원에 매입하는 것이 골자죠. 가공용 원유 사용을 늘리기 위해 농식품부는 가공업체가 국산 가공용 원유를 매입하면 ℓ당 100~200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원유 가격 차등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우유 가격이 높기 때문입니다. 저출산이 계속되면서 우유 소비는 줄어드는데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죠. 2001년과 2020년 원유 가격을 비교해보면 국내산은 629원에서 1083원으로 72.2% 상승했어요. 같은 기간 미국은 439원에서 491원으로 11.8%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비밀은 '원유 가격 연동제'에 있습니다. 국내 우유 유통시장은 정해진 가격에 근거해 돌아갑니다. 낙농진흥회가 가격을 정하면 이 가격에 근거해 모든 원유가 거래됩니다. 이 제도는 2013년 축산농가가 농가 소득 보장,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피해 보전 등을 요구하면서 도입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우유시장에선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 법칙이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은 하락하고, 공급이 수요보다 적으면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불변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은 거죠.


정부는 뒤늦게 유제품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원유 가격 차등제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원유 자급률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죠. 2001년 78.2%에서 2020년 46.1%로 급락했습니다.

【뉴스 읽기】 원유 가격 연동제는 축산농가엔 유리한 제도지만, 원유를 사들여 가공해야 하는 유가공 업체와 우유를 사서 마시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을 줍니다. 시장에선 이 제도가 축산농가와 유가공 업체 간 상생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부작용이 많아 개선이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국내 우유시장뿐만 아니라 특정 이해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 사례를 더 찾아봅시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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