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효, 원정윤 박기효 기자 / 원정윤 경제경영연구소 인턴연구원
입력 2020-04-01 08:01teen.mk.co.kr
2025년 05월 05일 월요일
Q.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고도 매도 주문을 낼 수 있나요.
A : 이 답변을 위해 먼저 공매도 종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증권을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 차입한 증권을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로 나뉩니다. 두 사례 모두 증권을 실제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무차입 공매도와 달리 차입 공매도는 매도하고자 하는 증권을 먼저 차입, 즉 외부에서 꿔온 후 거래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리 증시는 결제불이행 위험(공매도한 주식이 결제되지 않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무차입 공매도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공매도를 하려면 증권을 차입하는 단계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Q. 투자자에 따라 차입 공매도 방식이 다르다는데.
A : 차입 공매도에도 투자자와 차입 방식에 따라 신용대주거래와 대차거래로 구분됩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금융회사(주로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신용으로 차입하는 거래는 신용대주거래, 기관투자가·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예탁결제원이나 한국증권금융 등 중개기관을 통해 주식을 차입하는 거래는 대차거래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공매도를 할 수는 있지만 개인투자자라면 신용대주거래 자격을 갖춰야 하고,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라면 대차거래 자격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신용대주거래와 대차거래라는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공매도에 있어 개인투자자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와 구별되는 것입니다.
Q. 신용대주거래와 대차거래의 차이를 자세히 알려주세요.
A : 신용대주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신용으로 차입하는 거래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증권사가 개인 고객에게 매도 주식을 대여해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래를 하려면 개인투자자는 차입증권 금액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증거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주식평가액의 140% 금액을 담보금으로 제공해야 하며,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30∼60일 내에 차입한 증권을 상환하여야 합니다. 반면에 대차거래는 기관 또는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주식대차시스템'에서 공매도 목적으로 주식을 빌리는 것입니다. 대차거래 시에는 요구되는 증거금이 없고, 담보금도 차입증권 금액의 105%만을 제공하면 됩니다. 상환 기한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도 상환(recall)을 요청하면 상환을 요청한 날로부터 2영업일 이내에 상환해야 합니다.
Q. 개인 투자자와 기관·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차이를 왜 두는 것인가요.
A : 공매도의 결제불이행 위험 때문에 증권 차입 단계에서 투자자 신용도와 자금력 등을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은 기관보다 이러한 지표들에서 열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입 방식을 다르게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신용대주거래와 대차거래의 차이에 대해 봤다시피 신용대주거래의 요구사항이 더 까다로운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를 위한 증권 차입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탁결제원과 달리 증권사는 개인의 소량 공매도 수요에 맞춰 공매도 물량을 원활히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개인의 공매도가 더욱 제한되곤 합니다.
Q. 공매도 장점을 알려주세요.
A : 먼저 공매도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락장이 극심할수록 갚을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큰 차익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투자자들이 자산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손익 변화를 줄이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또한 공매도는 투자액 일부를 부채로 조달해 실제 가격변동률보다 몇 배 많은 투자수익률을 발생시키는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매도는 부정적 정보가 가격(주가)에 빠르게 반영되어 주가 버블 형성을 방지하고 효율적 시장의 달성을 촉진하는 시장의 가격발견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 2008년 금융위기때도 금지…하락세 막기엔 한계
공매도 금지 사례·실효성
Q. 공매도 단점을 알려주세요.
A : 공매도는 투자 전략으로서 장점이 있지만 분명한 단점들도 있습니다. 먼저 결제 불이행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매도 후 예상과 다른 상승장이 발생했을 때 해당 주식을 매입하여 갚아야 하는데 이것이 원활하게 수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매도는 주식시장이 약세장이 되었을 때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전체 거래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공매도에 쏠리면 과도한 가격 하락이 발생하며 주식시장이 한순간에 폭락할 수 있습니다.
공매도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측면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시장 조작으로도 악용될 수 있습니다. 공매도의 투자 주체가 투자 규모가 큰 기관·외국인 투자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 의해 주가가 조작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Q. 현재 코로나19 사태 말고 공매도를 금지했던 사례와 그 효과는 어땠나요.
A : 과거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 공매도 금지를 한 바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해 10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31일까지 8개월 동안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특히 금융주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또한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에도 그해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제한 조치들이 주식시장 하락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2008년 공매도 금지 기간에 코스닥은 10.0% 상승했으나 코스피는 3.4% 하락했습니다. 2011년에는 코스피(-12.1%)와 코스닥(-9.9%) 모두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식 가격의 변동성 확대를 축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이미 위기가 발생한 후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 등에 시사점을 남길 수 있습니다.
Q. 국내 공매도 제도에는 어떤 규정들이 있나요.
A : 공매도 단점도 크기 때문에 '업틱룰(Uptick rule)' 규제와 공매도 호가 표시, 공매도 잔액 보고,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 공매도 종목별 잔액 공시 등 규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업틱룰 규정을 알아보면, 업틱룰은 공매도를 할 때 시장가격 밑으로는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한 규정입니다. 업틱룰이 있다면 공매도를 하더라도 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주식을 팔 수 없기 때문에 공매도로 인한 과도한 주가 하락이 제한됩니다. 한편 자유롭게 호가를 제시할 수 있는 규정을 '제로틱룰(Zero-tick Rule)'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공매도와 관련한 국내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 공매도와 관련하여 손꼽히는 국내 주요 사건으로는 셀트리온의 공매도와 전쟁, 한미약품의 불성실 공시와 공매도 악용 사례 등이 있습니다. 셀트리온 사례를 보면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자금 지출을 해왔고 이것이 공매도 세력에게 사업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셀트리온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매도를 해왔고 이에 셀트리온 측은 공매도 세력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며 맞대응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셀트리온 매출액은 해마다 상승을 보이며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여주자 공매도 세력에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는 공매도 세력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 실적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지붕이의 상식사전 : 주가 예측에도 활용되는 공매도
공매도를 활용한 투자 지표에는 대표적으로 공매도 비율과 스페셜리스트대주비율이 있습니다.
공매도 비율은 미국 증권 분석가인 그랜빌이 고안해 낸 주식투자 지표로서 일반적으로 6일 단위로 계산되며 대주 잔액의 6일간 합계를 거래량의 6일간 합계로 나눠 산출합니다. 신용거래에서 매각한 주식 대부분이 언젠가는 재매입에 충당되므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한 요인이 된다는 인식하에 주식시장 움직임을 예측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공매도 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주가는 상승으로 반전, 20% 이하가 되면 주가는 하락 추세라고 해석합니다. 스페셜리스트대주비율은 전체 공매도에서 스페셜리스트들이 행한 공매도 비율입니다. 기술적 분석가들이 시장에 대한 스페셜리스트들의 투자심리를 측정할 때 이 비율을 사용합니다. 높은 비율은 스페셜리스트들이 향후 시장의 약세를 예측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