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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새학기 우리 학교는…좀비 같은 '학교 폭력' 전염을 막자

작은 범죄 놔두면 큰 범죄로 이어져
신호위반 단속했더니 강력범죄 `뚝`

무관심 속에 약자에 대한 폭력 커져
힘든 친구에겐 관심과 따뜻한 말을

 

심리학에는 범죄의 전염성을 밝혀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의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 있다. 유리창이 깨져 있는데 안 고치고 놔둘 경우 거기에서 범죄가 점점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작은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심리학 이론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인 짐바르도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 트렁크를 열어 둔 차를 주차해 두고, 일주일 후에 확인했더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같은 골목에 똑같은 차를 주차해 두고 유리창을 하나 깨트려 놓았다. 일주일 뒤 차는 어떻게 되었을까? 내비게이션, 배터리, 핸들, 심지어 타이어까지 모조리 사라져 폐차 수준까지 망가져 버렸다.

 


단순히 트렁크가 열린 차를 보면 사람들은 주인이 실수로 열어둔 것으로 생각하며 지나간다. 하지만 유리창이 깨진 차를 보면 누군가 차 유리창을 깨고 뭘 훔쳐 갔다고 생각한다. 이때부터 '나도 좀 훔치면 어때'라는 생각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미국에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해 지하철과 길거리 낙서를 지우고, 신호 위반 등을 적극 단속했다. 시민들은 강력 범죄에는 대응하지 않고 가벼운 범죄만 처벌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범죄율이 감소해 3년 만에 강력 범죄가 80%나 줄었다.

이제 3월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겨우내 움츠렸던 에너지와 봄기운을 뿜어내는 활기찬 공간으로 변한다. 학교폭력 없이 우정이 넘치고 평화로운 학교, 등교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하교하는 아쉬움이 큰 배움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최근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 드라마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학생들 간의 학교폭력이 여지없이 그려진다.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폭력은 주변의 무관심으로 인해 악화되기 마련이다.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며 '나도 좀 괴롭히면 어때' '나도 한 번 가담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더 큰 폭력을 불러온다.

학교폭력은 나쁜 행동을 일삼는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평범하고, 심지어 모범적인 학생들도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는 환경만 조성되면 폭력에 가담하는 유혹에 쉽게 빠지고 만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사소한 폭력이라도 방치하게 되면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소한 폭력이라도 쉽게 지나치지 말고, 힘들어 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친구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즉시 신고하자. 올해는 학교폭력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친구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기를 기대해 본다.

틴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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