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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편두통 원인 알고 싶다면 '두통일기' 써보자

청소년 10명 중 3명이 두통 경험
원인 찾아 치료하는게 가장 중요
뇌종양까지 의심은 과잉 반응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설명[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신경과 의사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신경외과 또는 신경정신과와 헷갈려 한다. 그래서 잠깐 설명하자면 신경과는 뇌와 척수, 말초신경 및 근육에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해 내과적으로 치료한다.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손발 저림·떨림, 기억력 저하, 자율신경 실조증, 뇌졸중, 경련발작, 말초신경병, 섬유근육통, 파킨슨병, 치매 등이 대상이다.

요즘엔 머리가 아프다고 내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청소년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학생들 얘기는 이렇다. "학교를 조퇴할 정도로 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를 했어요." "예전에는 진통제를 먹으면 금방 좋아졌는데 요새는 약을 먹어도 계속 아파요." "자고 일어나도 두통이 낫지를 않고 며칠씩 가요."

청소년 두통 환자들과 내원한 부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혹시 뇌종양 같은 게 아닐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두통만으로 나타나는 뇌종양은 매우 드물다. 심한 두통이라고 해도 나쁜 원인에 의한 2차 두통보다는 편두통 같은 1차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청소년기 두통에 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1년간 29.1%의 학생들이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은 8.7%(남 7.0%, 여 10.3%)였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4.9%, 중학생 8.5%, 고등학생 14.2%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편두통은 외부 자극에 예민해지거나 구역, 구토 등의 증상과 연관된다. 편측성 또는 양측성의 박동성 두통 양상이 반복해 발생하는 신경생물학적 질환이다.

한번은 14세 여학생이 일주일에 2번 정도 발생하는 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3~4시간 지속되는 두통이 왼쪽 또는 오른쪽 관자놀이에 욱신거리듯 심하게 아파서 하던 일을 멈춰야 했고 걸어다니면 통증이 더 커졌다. 두통 때는 눈이 부시고 시끄러운 소리에 더 짜증이 난다고 했다. 속이 울렁거렸지만 토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전형적인 편두통 증상인데 청소년기에는 스트레스, 수면 부족, 무더운 날씨, 게임이 편두통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또한 눈부심, 소음, 흥분된 감정, 생활리듬의 변화, 감염, 두부 외상, 육체적 과로, 공복, 냄새, 수면 과다, 추위 등도 일부에선 편두통을 일으킨다. 공복으로 인한 편두통은 고학년보다 초등학교 때 더 많다. 음식 중에서 초콜릿의 페닐알라닌, 치즈의 티라민 성분이 편두통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카페인 음료를 과다 복용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청소년 두통 환자에게는 뇌종양 같은 원인에 의한 두통이 아님을 설명하고 편두통 진단 기준에 따라 유발 인자가 어떤 것인지 같이 확인한다. 대개는 '두통일기'를 써보라고 하는데 환자 스스로 두통이 발생할 때 무슨 일이 있었고, 잠은 얼마나 잤고, 뭘 먹었는지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면 환자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알게 된다. 예컨대 학원 숙제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될 때, 친구와의 다툼 때문에 혼자 끙끙 앓을 때, 신학기에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날 생각에 걱정될 때, 학업 부담이 클 때, 새벽까지 공부해서 수면 부족일 때, 스마트폰을 하느라 잠을 못 잘 때 등 약물 치료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편두통 유발 인자를 두통일기를 통해 알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할 때 진통제 복용이나 꾀병으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두통을 초래하는 어떤 유발 인자가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편두통 유발 인자를 피하고 조절해본 다음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편두통을 다스리는 기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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