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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수능을 앞두고 … 11월은 모두가 조심해야 할 시기

11월은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검사받는 시기이다. 교육청에서도 ○○교육 우수학교나 우수교사 심사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살펴보면서도 동시에 수능시험장으로서 준비하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수능시험장 학교에서 무엇을 준비하는지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교실 수가 정해지면 시험장으로 사용될 교실을 대청소한다. 태극기, 급훈 등 시험에 힌트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은 모두 시험장 밖으로 내놓는다. 청소도구함, 쓰레기통 등 소음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도 모두 시험장 밖으로 내놓는다. 책상에 혹시 힌트가 될 낙서들이 있을 수 있어서 아세톤 등을 활용하여 모두 지운다. 사물함도 비운 후 문을 모두 밀봉한다. 덕분에 그동안 묵은 때를 벗고 묵은 쓰레기도 버릴 수 있지만 이를 지휘하는 교사들은 힘들다.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주변 시설에는 협조 공문도 보낸다. 학교 인근 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사에도 보내고 시험장으로 사용하지 않는 초등·중학교에도 수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타종을 울리지 않도록 유의사항을 전달한다. 수험생 학부모의 마음으로 며칠 전부터는 탈락의 의미로 사용되는 메뉴는 급식으로 제공하지도 않는다.



학교뿐 아니라 나 자신도 거의 수험생 학부모가 된다. 퇴근길에 벗은 옷은 절대로 뒤집어 놓지 않는다. 벗은 신발은 짝 맞춰 가지런히 놓는다. 음악도 행복한 내용이 담긴 것만 듣고,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도 해피엔딩인 것만 골라본다.

수능이 치러지는 11월은 항상 조심조심하게 된다. 그 덕분에 봄기운에 부풀었던 마음으로 간혹 하던 말실수도 줄일 수 있게 되고, 그 덕분에 여름 무더위에 푸석해진 몸과 마음도 좀 더 깐깐하게 챙기게 된다.

그 덕분에 떨어지는 나뭇잎 사이로 방황하던 마음도 다잡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서류를 챙겨보며 12월에 맞닥뜨릴 갑작스러운 한 해의 마무리에 허둥대지 않게도 된다. 차가운 11월의 하루하루 덕분에 말이다. 학교 시설도 안전한지 한번 더 둘러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11월이 감사하기도 하다. '쉿! 조용~ 3학년 선배들이 수능 준비 중!'이란 안내 문구를 보며 다시 한번 더 다짐하게 된다. 올 수능도 무탈하게 치르길… 오늘 하루도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길…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하루하루 무탈하길….

틴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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