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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도박에 빠져드는 청소년들…'통제력 착각'서 벗어나야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와 운명을 완벽하게 조종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통제력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사람들은 절대 통제되지 않는 일들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엘런 랑어(Ellen Langer) 교수는 '통제력 착각'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랑어 교수는 A와 B 두 그룹에 1달러짜리 로또를 한 장씩 사도록 했다. A그룹은 로또 번호를 각자 직접 고르게 했고, B그룹은 자동으로 번호가 선택된 로또를 받게 했다. 이후 두 그룹에 "로또가 매진되었는데, 당신들이 가진 로또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들이 가진 로또를 팔 생각이 있나요? 만약 판다면 얼마에 파실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자신이 직접 로또 번호를 선택한 A그룹은 38%가 절대 로또를 팔지 않겠다고 응답했고, 자동으로 번호가 선택된 로또를 받은 B그룹은 불과 19%만이 로또를 팔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A그룹은 만약 로또를 팔게 된다면 1달러를 주고 산 로또를 8.9달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B그룹은 평균 1.9달러만 주면 팔겠다고 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통제력 착각'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로또 번호를 고른 사람들은 당첨 확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는 심각한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직접 로또 번호를 골랐든, 자동으로 번호가 선택된 로또를 받았든 당첨될 확률은 크게 다르지 않다.

 


'통제력 착각'이 나타나는 현상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항공기 추락 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높지만, 사람들은 항공기 추락 사고를 더 걱정하며 두려워한다. 자동차는 자신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있기 때문에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도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자기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도박에 건 자신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소년 도박중독 진료 현황'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 중독자가 5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경찰청의 범죄소년 중 도박 범죄로 검거된 청소년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평균 연령은 17.6세로 점점 어려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경우 가입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해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을 도박사이트에 강제로 가입하게 하여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품을 갈취하는 등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도박중독을 피하려면 애초에 도박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지만, 과도한 승부욕과 통제력 착각에 빠지는 순간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킬 도박 중독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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