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5년 03월 12일 수요일

˝청년정치 오래가는 길, 이번 선출직들에 달렸죠˝

6·1 지방선거 청년돌풍의 주역
이예찬 영등포 구의원 당선인


국회 인턴·대선캠프 경험
청년 공천으로 기초의원

새 정치 바라는 국민 바람
10~20대 당선인만 92명
책임·부담감도 막중해져

경험·기술 필요한 현실정치
젊을 때 쌓는 경험과 훈련은
바른 정치인되는 성장 토대

 

피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져서일까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비교적 젊은 청년들이 당선된 사례가 생기면서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교육감·교육의원을 제외한 10·20대 출마자는 173명이었습니다. 이 중 당선인은 92명으로, 광역 시도의원 12명, 기초 시·군·구의원 54명, 비례의원 16명에 달합니다. 광역 및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결정됩니다. 유일한 10대로 알려진 천승아 씨(19)는 경기도 고양시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당선됐습니다.

2000년생으로 22세인 이예찬 씨는 구의원을 뽑는 서울 신길6동, 대림1·2·3동의 영등포구 '사' 선거구에서 당선됐습니다. 해당 선거구에서 7선 의원을 꺾고 26.2% 득표율로 1위에 올랐죠. 이씨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를 다니다 휴학 중인데 지난해부터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해왔습니다.

 


이씨를 만나 20대 초반 청년이 정치계에 도전하게 된 이유와 향후 계획, 청년 정치에 대한 생각과 포부를 들어봤습니다.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A. 전공인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현실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관련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작년 7월부터 국회의원 인턴 비서로 일했고 이재명 후보 대선캠프 전략본부를 거쳤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다시 의원실로 돌아와 일하다 청년 공천 추천을 받게 됐습니다. 기초의원을 하면서 좋은 경험과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지방선거를 준비하게 됐죠.

Q. 대학 휴학 중인데 정치 활동이 가능한가요.

A.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공직자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지금은 의정 활동에 집중하고 내년부터 병행할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Q. 선거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은 뭔가요.

A. 비용 문제와 경험 부족이었죠. 돈이 없으면 선거를 하기 어렵다는 점도 깨달았죠. 저는 5000만원 정도를 썼는데 다행히 득표율 15%를 넘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3500만원을 보전받았습니다. 나머지 금액 중 절반은 후원비로, 나머지는 제가 모아뒀던 돈과 대출을 이용해 충당했어요. 부모님은 선거 출마를 결사반대했기 때문에 지원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었죠. 또한 선거 경험이 없으니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리를 선정하거나 필요한 전문가를 만날 때도 기성 정치인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구하기가 힘들어 여기저기 물어가면서 겨우 해결했습니다. 정부나 정당에서 회계책임자나 선거사무장 파트너를 연결해줘서 이들이 직업인으로 육성되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앞으로 구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일은.

A. 대림동 이미지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당장 행정동 명칭을 대림동에서 바꾸기보다는 브랜드 마케팅을 이용하려고 합니다. 예컨대 '큰 숲'이라는 뜻을 이용해 '대림 우성아파트'를 '큰 숲 우성아파트'로 바꿔 분위기를 전환하는 거죠. 신천역이었던 잠실새내역이 상권과 이미지가 좋아진 긍정적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교육의 경우 학교 개설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현재 주민자치에서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데, 2030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습니다.

Q.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필요한가요.

A. 청년들이 선출직을 통해 경험을 쌓고 성과를 인정받고 책임을 지며 40·50대가 됐을 때 중앙 정치에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정치도 직업이고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청년 정치는 올바른 정치인으로 훈련·육성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 하나 대박 나서 정치를 하게 된 사람이 직업 정치의 소명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기는 힘들죠.


Q. 청년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포부는.

A. 이번처럼 선출직 청년이 많았던 적은 없었는데, 저희가 잘못하면 4년 후 청년 정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걸어가는 길을 꼼꼼히 기록하고 날카롭게 분석해 다음에 도전하는 기수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해야죠. 또한 제가 구의원으로서 지역 주민에게 인정받고, 잘할 수 있으면 정치를 계속할 겁니다. 물론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변 평가도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죠.

틴매경
구독 신청
매경TEST
시험접수
매테나
매경
취업스쿨
매일경제
경제경영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