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5년 05월 09일 금요일

“일본 대학, 수포자인 너도 갈 수 있어”

하소윤 인턴기자

입력 2025-04-07 09:15
목록

여러분들은 해외 대학교 입학을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해외 진학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도시샤대(同志社大学) 상학부(商学部·한국의 상경대학)에서

무역·경영을 공부하는 강민 학생을 만나봤어요.

 

日 도시샤大 강민

 

안녕하세요, 도시샤대 상학부에 다니는 4학년 강민입니다.

도시샤대는 1875년에 창립도니 전통 있는 학교로, 교토에 위치하고 있어요.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학교로 유명하죠.

한국 친화적인 학교라 상학부는 저희 대학의 간판 학과라 불려요.

학부 내 전공으로는 무역·마케팅·회계·경영, 총 네 개가 있는데

학부생은 필수적으로 두 가지를 골라야 합니다.

저는 무역과 경영 전공을 하고 있어요.

 

———————————————

 

Q1. 일본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언제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일본국 외무성에서 주관하는 ‘2017 쿨재팬(Cool Japan) 리포터'에 참가하면서였어요. 쿨재팬은 9박10일 동안 무료(주최 측에서 모든 비용 부담)로 일본에 보내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고등학교 게시물에서 팸플릿을 보고 바로 지원해 합격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일본인과 부대껴 살았어요. 기억하기로는 당시 일정이 3일간 도쿄호텔에 숙박하고, 구마모토에서 4~5박 홈스테이를 하는 거였어요. 한 가구당 4~5명 정도 일본 현지 할머니 댁에서 머물게 됐는데, 함께 밥도 먹고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그때 할머니·할아버지가 굉장히 잘해주셨거든요. 일본인의 정과 따듯함을 느끼게 되면서 일본에 꼭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2. 일본에서 대학을 가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본어 공부가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걸로 대학을 갈 수 있어 입시 스트레스가 없었다는 게 저에게 큰 장점이었죠.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지 않아도 돼서 그게 정말 좋았죠. 제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거든요(웃음). 대학별로 유학생 모집 요강이 다르지만 제가 진학한 학교와 학부의 경우 EJU(일본유학시험) 과목 중 일본어 과목과 종합과목 2개, 토익, 면접, 지망이유서(서류) 이렇게 봤어요.

 

 

도시샤대학교 이마데가와 캠퍼스의 전망.

 

 

Q3. 지금의 학교와 학부를 선택한 이유는 어떻게 될까요?

 

제가 원하는 전형(평가 항목에 수학 제외, 토익 포함 등)에서 학교 랭킹이 가장 높은 학교가 도시샤대학과 메이지대학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쿄 소재인 메이지대학은 가고 싶지 않았어요. 서울에 거주하기 때문에 대도시인 서울과 도쿄의 다른 점을 개인적으로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리고 여행으로 오사카와 교토를 방문하면서 교토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고즈넉하고 조용하면서 일본 분위기가 낭낭한 게 너무 좋아서 도시샤대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상학부를 선택한 이유는 취업을 위해서였어요. 도시샤대학의 간판 학과라서 일본 취업에 유리하니까요.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는 무조건 한국에서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일본에 그런 얘기가 있어요.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는 외노자다.' 실제로 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기도 해요. 아무래도 단일 민족 국가이기 때문에 사회가 많이 보수적이어서 일본인과 비교해 볼 때 급여와 대우가 모두 다르대요.

 

 

 

Q4. 해외 대학 진학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해외에서 혼자 길게 살아보는 경험이 정말 좋죠. 확실히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식견도 넓어졌음을 많이 느껴요. 또 해외인 만큼 다양한 사람도 만나게 되고요. 마음가짐이나 상대를 대하는 태도 등 공부 외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배우는 게 많았어요.

 

하지만 한국 친구들과 공감대 형성이 안 되는 게 아쉬워요. 친구들이랑 만나려고 해도 일본은 개강이 4월인 탓에 시간 맞추기도 힘들더라고요. 또 한국 취업을 생각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기업이 해외 대학보다는 한국 대학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것도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Q5. 해외 진학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학교와 병행하는 게 힘들었어요. 일본 대학 진학 준비를 위해 일본어 학원으로 유명한 시사일본어학원을 다녔는데, 학교 대신 학원을 가기 위해 선생님과 많이 싸웠어요(웃음). 제 고등학교에는 일본 대학을 준비하는 친구가 서너 명 밖에 안 됐어요. 학교에서 해외 대학을 준비한 전례가 거의 없으니까 학교 입장에서 조퇴를 시켜줘도 되나 싶었던 거죠.

 

담임선생님은 저 같은 학생을 보지 못해서 해외 입시를 위해서라고 해도 학원 때문에 학교를 조퇴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당시 저에게는 학원이 학교나 마찬가지였는데도요. 그렇게 친구들과 계속 건의하고 항의하면서 오전까지만 학교 수업 듣고 조퇴하는 걸 힘들게 허락받았어요.

 

 

 

Q6. 일본 대학 진학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 3가지가 있다면요?

 

첫째, 일본어를 충분히 마스터하고 오셔야 합니다. 유학 생활을 할 때 일본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어야 어려움이 없어요. 가능하면 본인이 희망하는 학교의 지역 사투리도 공부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둘째는 일본과 일본인의 성향과 본인이 잘 맞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국민성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어요. 직접 살아보니 당황스러운 적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철저한 ‘기브 앤드 테이크'가 있어요. 어느 날은 제가 친구에게 생일선물로 사탕을 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다음 제 생일 때 그 친구가 똑같이 비슷한 금액대의 사탕을 주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본인이 가고자 하는 학교를 제일 먼저 정해야 합니다. 학교와 학부마다 요구하는 것들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고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학교 랭킹, 소재지, 학비 등 자신만의 대학 선정 기준을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틴매경
구독 신청
매경TEST
시험접수
매테나
유튜브
매경
취업스쿨
매일경제
아카데미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