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충북반도체고 교감] ˝삼성·SK…활발한 산학협력에 취업률 높죠˝
올 들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기업들도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강화해 반도체 지식을 갖춘 졸업생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로 인해 고등학교 때부터 반도체를 전공으로 가르치는 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반도체고등학교는 국내에서 유일한 반도체 특화 마이스터고등학교다. 1969년 설립된 국립 고등학교로 2010년 반도체 분야 취업을 목적으로 한 마이스터고로 지정됐다.
최근 충북 음성에 있는 충북반도체고를 방문해 김진권 교감에게서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 교감은 2010년부터 충북반도체고, 청주하이텍고, 충북에너지고에서 근무했고 지난해 9월 교감으로 승진해 충북반도체고에 복귀했다. 아래는 교감 선생님과의 일문일답.
Q. 충북반도체고등학교는 어떤 곳인가요.
A. 1969년 무극종합고교로 개교해 2010년 반도체장비 분야 마이스터고교로 지정됐습니다. 체계화된 교육을 통해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학생은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우리 학생들은 좀 더 일찍 직장 생활을 해서 급여를 받고 자기생활을 잘 꾸려갈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교원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학 때마다 전문기관에서 연수를 받고, 교사가 기업에 가서 현장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실습 담당 교사로 SK하이닉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던 분도 계십니다.
Q. 구체적인 학교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A. 1학년은 주당 6시간, 2학년은 9시간, 3학년은 12시간의 실습 시간이 있습니다. 1~2학년 때는 기계공정, 자동화, 프로그래밍 기초기술을 배우고 모둠별 과제를 주로 수행합니다. 3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반도체 집적 기술을 배웁니다. 이때 학교에 있는 포토·박막·검사·에칭·확산·패키지 같은 다양한 실습 장비를 사용합니다. 기업들이 실제 쓰던 생산라인을 교육용으로 개량해 기증받은 것이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방진복과 클린룸도 갖춰져 있습니다. 학교는 외국어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과정이 있어요. 해당국에서 반도체 재료 수출입이 많기 때문에 그 언어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죠.
해외 연수도 있습니다. 10월에 3학년 학생 중 일부를 선발해 6주간 해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일본 교토 국제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구마모토에 있는 회사에서 체험학습을 합니다. 학생 대부분은 교내에서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기숙사비는 전액 면제되고 그 안에서 선후배 간 네트워킹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취업한 선배들이 놀러와서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얘기해줍니다.
Q. 어떤 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나요.
A. 중학교 때부터 본인이 진로를 결정하고 부모님을 설득해 입학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뛰어난 학생들이죠. 제가 재직하면서 11년째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순전히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학생들은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나 생산 자동화, 전기기능사, 각종 컴퓨터 자격증에 관심이 많습니다.
Q. 입학 요건은 어떤가요.
A. 중학교 내신성적이 주요 평가기준 중 하나입니다. 보통 중학교 내신성적이 40%대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밖에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을 통해 학생을 평가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기술에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 원리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즉 본인의 적성이죠. 또한 고등학교 졸업 직후 취업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조기 취업을 통해 빨리 사회 진출을 해야겠다는 열망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입학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전형 내용은 학교 홈페이지 입학 요강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 취업률은 어떻습니까.
A. 학교가 충북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습니다. 경기와 충남북 지역에 반도체와 관련한 양질의 회사들이 있는데 그곳에 취업이 많이 됩니다. 이름 있는 대다수 기업이 학교와 협약돼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큐셀, DB하이텍 등 알 만한 회사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특채로 선발되기도 하고, 공채를 노리기도 합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고3 학생 70%가량이 입사가 확정됐습니다. 대기업 초봉이 연 6000만원이 넘고, 일반 업체들도 4000만원 이상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국내 유일한 반도체 전문학교로서 교육 품질이 높아 학생들을 믿고 뽑을 수 있습니다. 서로 윈윈하는 전략인 셈이죠.
Q. 교감 선생님의 교육관은 어떤가요.
A. 아웃도어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생활은 결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입니다. 또 노동의 가치를 알고 스스로 재무 계획을 세워 돈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 외에도 생활과 밀접한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험학습을 갈 때 학생들이 직접 팀별로 코스를 짜고 식당을 예약해보도록 하는 것이죠.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