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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1일 금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달리다 넘어져도…결승점 통과한 모든 이에게 박수를

사람이 걷는 모습을 보면 사람의 인생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이 걸을 때 한 발이 앞으로 나가면 한 발이 뒤에 남는다. 중요한 것은 걸으려면 두 발은 서로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걷는다는 것은 두 발이 서로 어긋나야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걸을 때 한 손이 앞으로 나가면 한 손은 뒤로 간다. 마찬가지로 손과 손도 어긋나야 걸어갈 수 있다. 사람은 두 발과 두 손이 같이 앞으로 갈 때가 아니라 서로 어긋나야 걸어갈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은 성공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실패만으로 이뤄지지도 않는다. 성공과 실패의 이중주가 인생이다. 마찬가지로 인생은 기쁨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쁨과 슬픔의 이중주가 인생이다.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우리는 성공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실패는 크게 받아들인다. 분명 성공과 실패는 인생에서 하나의 짝이다. 성공이 있으면 다음에 실패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좌절하지 마라.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인생이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전하지 않으면 식물인간으로 살다 인생이 끝난다.

실험실에서는 실패를 실험이라고 한다. 실패가 정상적인 곳이다. 반복된 실패 후에 성공이 기적처럼 일어난다. 성공만큼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도 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모습을 살펴보면 기이하게 생겼다. 사람의 모습을 살펴보라. 기다란 존재가 서서 걷는 모습을. 다른 동물 입장에서 사람을 바라보면 기다란 존재를 눕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란 존재가 기다랗게 세워서 이동한다. 기다란 존재들은 한결같이 기다란 몸을 땅과 수평이 되게 해서 이동한다. 안전하게 이동한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사람은 위험하다. 일어서 있는 것이 위태하다.

다른 동물은 네 발로 안정적으로 이동한다. 다른 동물은 네 발 안에 몸의 중심이 있지만, 사람은 두 발로 서 있는 존재로 중심축이 두 발 안에 있지 않다. 네 발 달린 동물은 관절만 고정시키면 자연스럽게 세워지지만 사람은 관절을 고정시키더라도 넘어진다. 사람은 두 발로 걷는 존재로 중심축이 두 발 안에 있지 않아서다. 넘어지는 것이 정상인 것이 인체 구조다.

사람은 근원적으로 불균형한 존재다. 인체는 좌우가 비교적 대칭을 이루지만 앞과 뒤는 비대칭이다. 머리는 앞으로 튀어나왔고 몸은 앞으로 굽었다. 앞으로 기울어진 존재다. 그래서 사람은 일어서려면 의지가 필요하다. 의지뿐만이 아니라 균형 감각이 있어야 직립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동물은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지만 사람은 태어나서 걸을 때까지 2만번 이상 넘어져야 걸을 수 있다. 사람은 넘어지는 존재다. 사람이 배워야 할 것은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어서는 것이다. 넘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실패가 자연스러운 세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어린아이가 넘어진 것을 힘들어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일어나듯이 어른도 일어서면 된다. 사람의 위대함은 넘어지는 구조로 태어나 일어서는 것에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도전은 아름답다.

[신광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