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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02일 토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오징어게임과 원방각(圓方角)

한국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철학과 사상이 있다. 우리에겐 익숙하고 쉽게 이해되는 내용이다. 먼저 세계인이 열광하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독특함과 변별성을 찾아보자. 첫째 게임으로 죽음까지 몰고 가는 게임중독, 즉 경쟁중독된 세상을 고발한다. 나는 얼마나 중독되어 있나 자성하게 한다. 둘째 돈으로 삶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자본주의 끝을 고발하고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라는 놀라움과 만나게 한다. 셋째 죽음으로 몰아가는 돈의 위력과 게임이라는 단기 쾌감 중에도 서로 돕기도 하는 인간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원방각은 철학적 고찰이 필요하다. 한국인의 인식 체계에 중요한 상징이 있다. 1·2·3이다. 한국인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세계를 커다란 하나로 보는 합의 세계를 우주라고 하고, 공(空) 또는 무(無)라고 한다. 공과 무는 완전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기(氣)가 존재하는 비어 있음이다. 그래서 음과 양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대립의 음양을 거쳐 생명의 원리인 천지인의 세상이 있다. 다시 설명하면 1분법의 통우주가 있고, 2분법의 음양이 생긴다. 다시 3분법의 천지인이 만들어지는 원리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의 전통 우주관이다.

첫째는 세상을 거대한 하나로 보는 우주관이다. 둘째는 세상을 상반된 성격으로 나누는 음양의 원리다. 음양과 해와 달이기도 하고, 밤과 낮이기도 하다. 셋째는 극단의 대립을 피해서 조화된 세계로 천지인의 원리다. 천지인이 원방각으로 형상화된다. 원(圓)은 하늘로 , 방은 땅으로 □, 각은 사람으로 △로 부호화된다. 한글의 자음도 원방각으로 만들어졌다.

살펴보자. ㅇ에서ㆁㆆㅎ, ㅁ에서 ㅂㅍ, ㅿ에서 ㅅㅈㅊ이 만들어졌다. 천지인(天地人)은 < · _ | >으로 표시된다. 훈민정음의 기본 모음이다. 오징어게임 속 등장인물들의 모자에 새겨진 상징이 원방각이다.

우리의 전통철학이 세계로 다시 전파되기 시작하고 있다. 한류는 고대에 이미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음양의 원리가 고대 동북아에서 만들어졌고, 오행의 출발이 역시 동북아에서 있었다.

또한 문자의 출발이 동북아에서 시작되었다. '배달의 후손'이라고 하는 배달국과 고조선을 만나면 단번에 이해가 된다. 잃어버린 고대 한민족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고대에 있었던 위대한 한류가 보인다.

[신광철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