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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만약 그랬더라면 …˝ 지나친 후회는 미래 망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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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만약'의 함정: 후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작년 말 가천대 연구팀은 청소년 3명 중 1명은 평소에 크게 스트레스를 느끼며 생활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의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절망감·우울감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율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0% 이상 높았다.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입시를 목전에 둔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는 단연 시험과 성적 관련 스트레스다.

중요한 시험 기간 중이나 종료 후에 자연스럽게 과거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만약 내가 그때 계산 실수를 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그 과목을 조금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수험생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이렇게 후회하며 머리를 감싸 쥐거나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 감수성이 더 예민한 여학생들이 그런 감정에 많이 빠지게 된다.

사람이라면 과거의 실수나 아쉬웠던 기억에 자주 마음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수험생이라면 한 문제, 한 답안이 전체 성적과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만약…'으로 시작하는 과거에 대한 후회를 과하게 반복하게 되면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고, 현재는 물론 미래의 결과를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 기간 중 이전 과목이나 조금 전에 아쉽게 틀렸던 문제에 대한 후회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다른 과목들도 연속으로 망치게 된다.

후회의 굴레에 깊게 빠지게 되면 헤쳐 나오기도 힘들다. 반복적인 후회가 심각할 정도로 누적되면 심리적 또는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만약'은 현재의 능력을 무시한다

시험 문제를 틀린 기억 등 과거의 아쉬움을 계속해서 떠올리다 보면 지금 내가 가진 현재의 능력과 잠재력을 간과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온 나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지 못하고, 다가오는 시험에 대한 자신감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만약'은 미래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과거에 얽매여 있다면 미래의 무한한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 후회의 감정에 빠져 과거의 실수에만 집중한다면 새로운 기회나 다가올 도전에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 이미 틀린 문제나 실수에 신경 쓰여 괴로워하는 시간에 다른 경쟁자들은 이미 앞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자.

'만약'은 건강 악화를 초래한다.
 
과거의 아쉬움에 너무 집중하면 스트레스가 커져 집중력이 크게 저하된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크게 증가한다. 과도한 후회의 감정에서 비롯한 급격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높은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될 수 있다.

이는 수험생들에게 불면증, 체중 증가, 고혈압, 당뇨, 면역체계 저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불안, 우울, 공황장애, 심지어 '포스트-트라우마틱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후회라는 감정은 정말 집요하다. 쉽게 떨치기도 힘들다. "후회를 하지 말아야지" "더 이상 그 문제 틀린 걸 생각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아무리 다짐해도 다시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괴롭힌다. 나름 우수한 성적 결과를 받은 학생들이라도 똑같이 '더 좋은' 성적을 만들지 못해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래도 후회라는 감정을 어떻게든 잘 다루고 다스려야 건강한 현재, 빛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이렇듯 '만약…'으로 시작하는 집요하고 무서운 '후회의 굴레'를 떨칠 수 있는 극복 방안 몇 가지를 제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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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경험은 교훈
 
우선 과거의 실수나 실패가 단순히 부정적인 경험만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실수, 실패 그 안에는 항상 귀중한 교훈이 담겨 있다. 특정 과목이나 문제 유형에서 자주 실수한다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복습하거나 추가 연습을 하는 등의 실천적인 대응 전략으로 이겨내보자.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더 나은 마음가짐으로 나를 강하게 단련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자신을 격려하고 지지하기

'만약…'이라는 생각에 정서적 거리를 두려고 해보자. 과거의 아쉬움에 대해 너무 강한 감정을 가지지 말고 쿨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열심히 해온 나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스스로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실수를 인정하고 극복하는 데 집중하는 사람만이 성장할 수 있다. 항상 나 자신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태도를 갖추자.

목표를 세우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자

지금 닥친 모든 시험과 과제가 내 인생 전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만약'에 얽매여서 현재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보자. 그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바로 '지금' 최선을 다하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만약…'이라는 생각과 후회라는 감정은 단지 학생, 수험생 시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성인이 되면 훨씬 더 다양하고 많은 후회를 하게 된다. 실수나 후회는 인생의 일부이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다. 그러나 그 후회를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배우며,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과도한 후회의 굴레에 빠져 힘들어하지 말고, 그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능력을 단단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