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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5일 수요일

인공지능 등 미래산업의 '쌀' 누가 만드나

한상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국가진로교육연구본부장

입력 2019-10-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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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소재·부품산업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를 비롯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행하며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는 반도체 회로를 깎아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불산액(에칭가스) 등 모두 필수적인 소재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공격은 산업 근간을 이루는 소재·부품산업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기술 바탕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한데 각 과정에서 필요한 소재와 부품 상당수는 일본 등 외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번 일본과의 갈등에서 알 수 있듯이 소재·부품에 대한 자체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은 중요하며 이를 이끄는 소재·부품 관련 직업인들이 있다.

◆ 미래 산업의 쌀

전통적으로 '산업의 쌀'은 철이었다. 현대 산업에서 철을 빼놓고는 어떤 산업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후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에틸렌, 화학섬유 분야에서는 탄소섬유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고 있다. 에틸렌과 탄소섬유가 관련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의미다.

전자산업에서 산업의 쌀로 불리는 것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라는 부품이다. 일본이 수출금지를 내릴 당시 미디어에 빈번하게 등장한 용어는 MLCC라는 단어였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MLCC를 생산하고 있지만 상당한 분량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MLCC는 생김새도 흰쌀과 유사하게 생겨서 '산업의 쌀'이라는 별칭이 딱 맞기도 하다. MLCC는 컴퓨터, 휴대폰, LCD TV 등 전자제품을 개발하는 데 필요하며, PC 한 대에는 1200여 개, 스마트 폰 한 대에는 1000여 개의 MLCC가 들어간다. 인공지능과 로봇,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발전에 따라서 더욱더 필요한 요소이기도 한다.

이러한 산업의 쌀을 만드는 주역은 소재·부품산업의 기술자다. 금속공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 등의 기술자가 소재·부품산업을 이끌고 있다.

◆ 소재·부품산업을 이끄는 직업

소재·부품이란 텔레비전, 컴퓨터, 로봇, 자동차, 기계, 화학제품 등 각종 완제품의 구성 요소로 사용되는 물품이다. 전자, 전기, 자동차, 기계, 화학 등 분야별로 다양한 기술자가 소재·부품산업을 책임지고 있다.

산업의 기초를 이루는 소재·부품을 연구개발하고 산업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직업인은 기계공학 기술자, 전기공학 기술자, 전자공학 기술자, 화학공학 기술자, 재료공학 기술자, 전자제품·부품 개발 기술자, 반도체공학 기술자, 나노공학 기술자 등이다.

◆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기초

소재를 부품이나 완제품으로 만드는 제조업의 근간에는 뿌리산업이 있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분야다. 소재·부품산업과 더불어 뿌리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생존해야 한다. 그러나 뿌리산업 일자리는 수공업적 성격이 강하고 소기업이 중심이 돼 구직자들이 기피하기 때문에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소재·부품산업 핵심 인력이 고학력자인 기술자라면 뿌리산업의 핵심은 기능인력이다. 소재·부품산업 발전은 뿌리산업 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 관련 업무는 소재·부품산업을 포함한 제조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 소재·부품산업을 위한 진로 교육적 시사점

국가적 차원에서 소재·부품산업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사람에게는 완성품만 보이지만 사실은 소재·부품이 바탕이 되고 있다. 소재·부품산업 핵심 인력은 대학교 이상 고등교육 단계 공학 전공자들이다. 전자, 전기, 화학, 기계, 재료(금속), 반도체 공학 등을 전공한 인력이 소재·부품산업을 이끌 수 있다. 최근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본의 경제 공격을 받은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산업현장 기술자들과 연구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공학 분야 전공자들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자 앞으로도 미래 산업 핵심 인력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뿌리산업은 기능인력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뿌리산업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관련 법률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뿌리산업을 3D 업종으로 보고 기피하지만 뿌리산업의 환경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공업적 성격인 강한 뿌리산업 현장은 앞으로 자동화·첨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뿌리기업에는 스마트공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작업에 의존한 표면처리 업종은 표면처리 약 농도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추세를 고려하면서 뿌리산업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한상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국가진로교육연구본부 본부장]

 

#반도체#인공지능#미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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