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입력 2026-04-13 09:14teen.mk.co.kr
2026년 05월 11일 월요일
요즘 10대도 걸린다 …'희귀병' 크론병의 정체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입력 2026-04-13 09:14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최근 몇 년 사이에 윤종신, 영기 등 연예인들이 투병 사실을 밝히면서 희귀병 중 하나인 '크론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더 이상 낯선 병이 아니게 됐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슷하지만 달라
크론병이라는 병명은 1932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한 미국 의사 버나드 크론 박사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국내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약 7만4000명이었던 환자는 2024년 9만6000명 수준으로 4년 새 약 30%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0~10대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약 40%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류인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30년 전만 해도 크론병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질환이었다. 한 명의 환자를 진단하면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었을 정도"라며 "현재는 소아 소화기 외래에서 크론병 환자를 보지 않는 날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론병은 특히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할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체 환자의 약 25~40%가 소아청소년기에 진단되는데 이는 환자 10명 중 3~4명에 해당합니다.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염증 범위가 넓고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기 아이의 경우 영양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상적인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만성 설사, 체중 감소입니다. 이 세 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크론병은 잦은 복통과 설사 증상이 특징인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혼동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피부 발진이나 치핵, 치루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크론병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론병 환자 급증하는 이유
최근 전문가들은 크론병 증가 원인을 '환경 변화', 특히 식습관 변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크론병 발생률이 증가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식생활의 서구화가 진행됐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동물성 지방과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는 늘고 식이섬유 섭취는 줄어든 식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유럽 10개국, 총 34만15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콩류, 감자 등 식물성 식품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크론병 발생 위험이 약 5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식습관이 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유화제와 인공감미료, 각종 식품첨가물이 장 점막을 보호하는 장벽을 손상시키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류 교수는 "서구화된 식단은 장 점막의 주요 에너지원이자 염증을 억제하는 짧은사슬지방산을 생성하는 유익균을 감소시킨다"며 "장 점막이 약해지면 장내 세균이 면역계를 자극하게 되고,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는 이것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방에 가장 중요한 식습관
전문가들은 크론병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어릴 때 형성된 식습관은 평생 장 건강과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탄산음료나 단 음식, 맵고 짠 배달 음식과 같은 자극적인 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류 교수는 "잡곡밥과 된장찌개, 나물 반찬, 생선구이와 같은 전통적인 식단을 유지하던 시절에는 크론병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주목한다"며 "음식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과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환경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크론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생활습관, 특히 식습관 관리가 질환 예방과 악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매경헬스 기자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