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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운동하다 이 빠졌을 때 …'30분' 골든타임 기억하세요

뿌리 살아 있어야 제자리에 잘 붙어
머리 부분 잡고 가볍게 세척한 뒤
우유·식염수 담가 빨리 치과 가야
부서진 범위 작고 시리지 않아도
외상 생기면 반드시 치과 방문을
 
사진설명게티이미지뱅크
 

농구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하다가 앞니가 부러져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드물지만 이가 아예 통째로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이나 야외 활동 중 치아에 외상으로 인한 손상이 생기면 아프기도 하지만 매우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TV나 뉴스 등에서 손상된 치아를 우유나 물에 보관해 치과에 빨리 가라고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정확한 대처요령을 몰라 당황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아가 부러졌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가장 심각한 상태인 치아가 뿌리째 빠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엔 치아를 가지고 가급적 빨리 치과에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아에 불순물이 묻어 있지 않고 입안이 비교적 깨끗한 상태라면 혀 밑이나 치아와 볼 사이 등 가급적 입안에 넣어서 가면 좋습니다.

만약 입안에 피가 나거나 구강 내에 넣어 올 상황이 안 된다면 자신의 침이 들어 있는 작은 용기나 우유, 식염수 등에 담아 오면 됩니다. 그런데 치아에 이물질이 묻어 있거나 깨끗하지 않은 경우라면 치아를 먼저 우유나 식염수 혹은 수돗물에 가볍게 세척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가급적 치아의 뿌리 쪽은 건드리지 말고 치아의 머리 부분을 잡는 것이 좋으며 너무 세게 문질러 씻으면 안 되고 가볍게 흐르는 물에 불순물만 제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치아의 뿌리 쪽 잔존 세포들이나 미세한 인대가 붙어 있어야 빠진 자리에 그대로 심었을 때 잘 붙기 때문입니다. 이런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30분 내에 치과에 도착할 수 있다면 해당 이를 살릴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운동 중 가장 빈번하게 치아에 생기는 외상은 앞니가 부서지는 경우입니다. 이때 부러진 치아의 파절편을 반드시 가지고 치과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파절편이 비교적 크고 단면이 깨끗하다면 그대로 다시 재부착시키기도 하지만 보통은 충치치료에 사용하는 레진이라는 재료로 부서진 부분을 다시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부러진 정도가 심하고 많이 시리다면 신경치료를 하고 이를 전체적으로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이가 완전히 빠지지 않고 부분적으로 빠지는 경우나 반대로 잇몸 쪽으로 밀려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아가 잇몸 속으로 밀려들어가는 함입의 경우가 부분적으로 빠지는 탈구나 밖으로 밀려나오는 정출보다 예후가 안 좋습니다. 치아 뿌리 쪽과 뿌리를 잡고 있던 치조골 모두에 손상이 생기기 때문이죠.


부서진 범위가 작고 시린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치아 쪽에 외상이 생기면 반드시 치과에 가셔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치아의 뿌리가 부서진 경우도 있고 치아의 신경이 손상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추적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치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을 할 때는 격투기 선수들처럼 마우스가드를 착용하고 하면 좋습니다. 특히 앞니가 남들보다 많이 튀어나온 사람은 신체 접촉이 덜한 운동을 하더라도 넘어졌을 때 치아 손상이 생길 위험성이 큽니다. 이런 분들은 복싱이나 유도 같은 운동뿐 아니라 자전거를 탈 때도 착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요즘은 뜨거운 물을 이용해 간단히 착용하는 제품을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많이 팝니다만 가급적 치과에서 제작한 마우스가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우스가드는 적절한 두께와 강도로 외력에 대한 완충 기능이 필수이며 치아와 치아가 물리는 교합관계가 고려돼야 제대로 된 보호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부드럽고 강도가 약한 마우스가드는 외력에 대해 제대로 치아를 보호하고 충격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