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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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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이를 닦는데 왜 충치가 생길까? [청소년 치아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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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어떻게 이를 닦아야 충치가 안 생기나요?" 학생검진 기간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여학생 중에는 충치가 몇 개 있다고 말해 주면 자기는 분명 열심히 이를 닦았다고 억울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충치가 많이 생긴 아동의 부모님은 저를 붙잡고 제발 이 닦는 방법 좀 아이에게 제대로 가르쳐 달라고 사정을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이미 칫솔질 교육을 여러 차례 받아왔고 방법을 몰라서 안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실천이 힘든 것이겠지요.

과거에 가장 대표적인 칫솔질 원칙은 '3.3.3' 양치 방법이었습니다.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여전히 권장할 만하며 충치를 막는 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예습, 복습을 잘해야 성적이 잘 나온다는 말처럼 습관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험에 잘 나오는 문제만 알려주는 족집게 학습법처럼 이를 닦을 때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할 점 몇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연령층에 따라 특히 더 이가 잘 썩는 부위가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에는 과자와 단 음식을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맨 뒤쪽 큰 어금니의 교합면(씹는 면)에 과자 부스러기와 초콜릿 등이 잘 낍니다. 큰 어금니의 씹는 면을 자세히 보면 가늘고 좁은 고랑이 있는데 이곳은 원래 음식물 잔사가 잘 빠져나가도록 자연스레 만들어진 형태입니다. 그런데 끈적끈적한 음식이나 과자 등은 이 고랑에 들러붙어서 잘 안 빠집니다. 그 결과 충치세균이 달라붙어 번식하게 되고 이가 썩게 됩니다. 따라서 중학생까지는 큰 어금니의 씹는 면 쪽을 더 신경 써서 닦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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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 12세 전후가 되면 두 번째 큰 어금니가 납니다. 이 치아는 올라오면서 잘 썩는 편인데 특히 바깥쪽 면(볼 쪽)을 잘 닦아주어야 합니다. 이가 완전히 잇몸 밖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칫솔이 닿으면 약간 아픕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꼼꼼히 안 닦게 되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고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업 부담이 많아지는 고등학생이 되면 초콜릿이나 사탕, 캐러멜 등을 수시로 먹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 경우 당분이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에 남게 되고 치아 뿌리 부근이 잘 썩게 됩니다. 이런 종류의 음식을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면 물로 가볍게 입을 헹궈내는 편이 좋습니다. 콜라나 사이다 등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경우도 충치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음료는 달기도 하지만 산성이 강해서 자주 마시게 되면 치아를 미세하게 부식시키기도 합니다. 탄산음료를 마셨을 때는 물로 먼저 입안을 헹구고 30분 정도 지난 후 양치질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자주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도 만약 하루에 딱 한 번만 양치질을 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치아 건강만 생각한다면 밤에 자기 전에는 꼭 양치질을 할 것을 권합니다. 낮 동안에는 물을 마시기도 하고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자정작용에 의해 어느 정도 입안의 당분들이 씻겨내려 갑니다. 하지만 잠자는 동안 최소 6시간 이상 우리의 입안은 마치 발효공장처럼 충치균들이 활동하기 좋은 상태가 됩니다. 칫솔질 하는 방법은 어릴 때 배운 대로 옆으로 문지르기보다는 위아래로 타원을 그리듯이 부드럽게 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가끔 과도한 양치질에 의해 잇몸이 내려가 찬물이 닿았을 때 시린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은 분명 위아래로 이를 닦는데도 잇몸이 내려간다고 하는 분들은 칫솔질을 가급적 천천히 해 주실 것을 권합니다. 건강한 치아 관리는 올바른 칫솔질 습관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