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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찬물 마시다 '깜짝'…충치 없는데 왜 이가 시릴까 [청소년 치아 건강]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마시다가 갑자기 이가 '찡'한 느낌이 들며 시린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겁니다. 무심코 칫솔질을 하다 갑자기 치아가 시리기 시작하면 통증까지 느껴지기도 합니다. 평소 일반적인 식사를 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왜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요?

이것은 치아 속에 위치한 신경 때문입니다.

치아는 겉으로 보면 딱딱하고 하얀 도자기처럼 보이는데 신경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치아는 크게 치아 머리 부분과 뿌리 부분으로 나뉩니다. 치아 머리 부분 맨 바깥은 법랑질층(혹은 에나멜층)이라고 하고 그 안쪽에는 상아질층이 있습니다. 신경은 이 두 층의 안쪽 중심부에 혈관과 함께 존재합니다. 반면 치아 뿌리 부분은 머리 부분과 달리 신경이 이중층으로 쌓여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뿌리 바깥에는 백악질층(혹은 시멘트층)이 존재하고 그 속에 신경과 혈관이 있습니다.

법랑질층은 96%의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hydroxyapatite)'라는 물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것은 쉽게 말해 칼슘이 주 성분인데 우리 몸의 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상아질 층은 법랑질 층 속에 존재하는 약간 노란 빛을 띠는 조직입니다. 이 층은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이 75% 정도인데 법랑질보다는 약간 무른 뼈라고 보면 됩니다.

사진설명

백악질층은 치아 뿌리를 덮고 있는데 뼈 속에 박혀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는 칼슘을 포함한 무기질이 45~50%로 셋 중 가장 적습니다. 무기질 성분이 많을수록 더 딱딱하고 온도 자극으로부터 신경을 잘 보호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처럼 치아 신경은 뼈와 비슷한 성분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온도 자극에 민감해질까요?

먼저 가장 흔한 경우는 잘못된 칫솔질과 잇몸병으로 인해 잇몸이 내려가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잇몸이 내려가면 원래는 드러나지 않던 치아 뿌리 일부분이 노출됩니다. 치아 뿌리 부분에 존재하는 신경은 무기질이 가장 적은 백악질층만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백악질층은 무기질 함량이 가장 적고 따라서 온도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다음은 이갈이나 치아파절 등으로 인해 법랑질이 손상된 경우입니다. 치아 최외각 가장 단단한 부분인 법랑질이 손상되면 상아질층이 드러납니다. 상아질층에는 직접 신경과 혈관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미세한 관이 많습니다. 이 미세한 관이 노출되면 신경의 가지를 자극하게 되고 제일 안쪽에 있는 주신경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가끔 치아가 부서지지 않고 멀쩡한 모양인데 이가 시려 찬 과일이나 물을 마시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치아에 눈에 띄지 않는 균열이 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거나, 평소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특히 균열이 생기기 쉽습니다. 균열이 생기면 법랑질과 상아질 구조가 파괴되고 신경에까지 자극이 미치게 됩니다.

그럼 치아가 시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하게 찬물에 시린 정도라면 우선 시중에 나와 있는 시린 치아용 치약을 권합니다. 얼음 등 온도 자극을 가급적 피하고 2주가량 사용하면 증상이 줄어듭니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치과에서 사용하는 지각과민 처치제를 시술받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