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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점수맞춰 대학 진학, 너무나 대가는 크다
고교 3년 힘든 난관을 극복하고 이겨내어 입학한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1년이 채 안 되어서 자퇴를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렇게 대학을 진학하기를 간절히 원하여 성취해 놓고 대학생활을 포기하는 걸까?
첫째로는 대학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최종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인데 대학을 최종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대학을 목표로 공부를 했으니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전공을 특화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수많은 전공 선택과목 중 자신이 진로를 정한 쪽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딱히 정해놓은 것이 없으니 학점 잘 주는 과목, 쉽게 이수할 수 있는 과목으로 수강하니 자신의 관심사나 진로와는 전혀 상관없는 대학생활을 하게 돼 어쩔 수 없이 대학 생활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둘째, 수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님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이다. 막상 대학을 진학해서 보니 수업시간에 교수님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어떤 친구들은 술 먹고 노느라 바쁘고, 어떤 친구들은 전공과 상관도 없는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바쁘다. 왠지 혼자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는 것 같다. 성적에 맞춰 A학과를 선택했는데 수업을 듣다보니 C학과 수업이 훨씬 흥미가 있다. 대학에 진학하면 뭔가 대단한 것을 배울 것 같았고 고등학교 시절과 다른 생활을 할 것 같았는데 뭘 할지도 모르겠고 그 지긋지긋한 영어와 수학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고 한다. 대학에 왜 진학했나 하는 괴리감이 들고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하게 된다.
한 해 전체 대학 자퇴자 수는 7만명 수준이다. SKY 대학의 자퇴율은 3%에 달하며, 상위권 대학의 경우 자퇴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는 대학에 진학했거나 다른 학과로 진학을 희망해서다. 반면 하위권 대학의 자퇴 이유는 상위권과 다르다. 대학 강의 수준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거나 교수의 강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가 많다. 즉, 자신이 배우고자 한 것에 대해 충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대학에서 쓸데없는 선후배 간의 위계를 강조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다른 학과의 커리큘럼 등이 자퇴 이유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사실 이러한 자퇴 이유를 사회적 문제와 대학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있지만 실제 문제의 원인은 아무런 사전조사나 계획 없이 진학을 하고, 점수에 맞춰 대학을 선택한 본인에게 있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데 대학을 진학한 것처럼 핑계를 대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생의 중대한 진로 결정을 자신이 내리지 않고 남에게 맡겨버린 것을 누구에게 원망할 것인가?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진로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지 않은 사람은 대학생이 되어서 남들보다 1년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고 다시 자신의 진로를 찾아야 한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심지어 기업에서도 재수, 삼수, 다수생에 대한 평가를 절하한다.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자신의 진로를 계획성 있게 차근차근 준비한 학생들을 선호한다고 했다. 자신의 삶에 주도성을 가지고 계획적인 삶을 사는 사람을 회사에서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대학 진학을 통해 화이트컬러로 직업을 구하려 한다면 대학 진학과 진로에 대한 계획을 고등학교에서부터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재우 원장]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