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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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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이라고? 이젠 '지방 개구리'가 더 높이 뛴다

과거 정보통신이 발달하기 전에는 좁은 지역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가지라는 뜻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개인에게 전달되고 있고, 정보의 세계화가 일반적으로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한 정보가 개인의 진로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세계화를 추구하던 것이 이제는 다시 지역이 강조되고 있다.

모두가 인 서울(In Seoul)을 추구하고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때 지방대학을 다니고 졸업한 친구들이 해당 지역의 기업, 연구소 등에 취직해 취업난에 허덕이는 수도권 대학 졸업생보다 훨씬 나은 행보를 보여주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취업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해 인맥과 주변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지방에 젊은 인력이 부족하기에 지역에 있다는 것만으로 쉽게 취업이나 사업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이러한 상황은 국가나 지자체의 청년 지원 사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렇기에 경쟁이 치열한 서울로 진출하는 것보다 전략적으로 지역에 머물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정보통신망과 교통의 발전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꼭 인구가 많은 서울에서 사업해야 한다는 공식도 깨져버렸다.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재화를 공급해도 하루면 전국 어디든지 물건을 보낼 수 있고, 서비스 역시 온라인과 지역에서의 직접 전달이 가능해졌다. 4시간이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 여건으로 오히려 지역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찾아다니는 고객이 늘어났다.

우물 안 개구리가 이제는 지역적 제한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제한이기보다는 오히려 특정 지역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떠난 친구들은 고향의 정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뉴스를 접하기 힘들어진다. 결국 한 지역에 계속 머물러 있는 자가 정보에서 우위를 가지게 되고, 지역전문가 된다. 이런 지역전문가를 기업에서도 선호하고, 그런 정보를 통해 사업적 기회를 얻는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알고 있다.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선택이 어려워졌고, 그 결과 자신의 진로 결정 역시도 어려워졌다. 우리 청소년들은 진로라는 선택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 무작정 진로를 위한 정보를 수집할 것이 아니라,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정보의 수집을 통해 그 선택지들을 좁혀야 한다.

무작정 서울 진학이 아니라 지역에서의 기회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말 역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지방 도시의 인구가 감소하고 수도권 외 지역에서 인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므로 서울보다는 자신의 지역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진로 선택이 될 수 있다. 서울 학생들도 이제 지방 국립 거점대로의 진학을 노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서울 학생들이 오히려 역으로 지방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학생들이 자신의 기회를 버리고 서울로 진출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김재우 기초역량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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