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학부모·교사 예의 갖추면 … 학생은 보고 배운다

교육자 향한 공격적인 언행들
결국 자녀에게 영향 미칠 것

 

집 안을 정리하다 20여 년 전 한창 해외여행을 다닐 때 튀르키예(터키)에서 샀던 도자기 냄비 받침을 발견했다. 당시 전통 도자기를 제작하는 곳에 들러 구경하고 식사한 후 샀던 기념품이라 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조심 들고 왔던 기억이 난다.

며칠 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검색하던 중 튀르키예 도자기 냄비 받침을 찾을 수 있었다. 20여 년 전 지금보다 두 배 가격으로 샀던 것과 동일한 물건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고, 특히 주문 다음 날 새벽에 곧바로 배송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었다. 전국이 이동 거리가 단축되어 이젠 전 세계가 상품 유통에서도 거리가 많이 단축된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교통 발달로 정말 생활이 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직접 가야만 살 수 있어서 더욱 소중하게 다뤘던 물건에 대한 애정이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다.

통신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한 점도 있다. SNS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고 단체로 얘기를 나누며 어느 때보다 쉽게 연락할 수 있는 반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확산되는 일은 돌이키기 쉽지 않다. 인신공격과 같이 불편한 상황을 주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잠깐의 방임과 침묵으로 여러 사람이 지나치게 공격받는 상황도 생긴다.

최근 단톡방에서 몇몇 학부모가 학교 선생님들에 대해 나눈 공격적인 대화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상황과 맥락을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언론 보도만으로 판단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로서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자녀는 하루 종일 집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학교에서 만나는 어른인 교사의 언행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교사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교사의 행동을 통해 다시 본인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세상에 공짜 없고 비밀 없고 정답 없다. 교사를 신뢰하고 예의를 갖춰 대하면 자녀는 그것을 눈치껏 보고 배운다. 그것이 자녀 교육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