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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진로 찾고 꿈 이룬 뒤 '선한 영향력' 미치는 사람 되길

사회서 성공해도 인성 논란 휩싸여
발달장애 화가·배우 정은혜씨처럼
좋은 인연과 선한 영향력 전파하길

 

우리 학교 정문 왼쪽에는 '엔버갤러리'가 있다. 얼마 전 이곳에서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 배우와 자매로 나온 발달장애 화가이자 배우인 정은혜 씨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한지민 씨가 드라마 이후에도 정은혜 씨와 꾸준히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인성을 높게 보게 됐다.

학생들을 교육할 기회가 되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나중에 네가 열심히 노력하여 정말 원하는 모습이 되었을 때, 과거의 실수가 네가 이룬 성공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큰 성공을 이루거나 이루기 직전에 인성 논란으로 공든 탑이 무너진 경우를 많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을 보내며 가정이나 학교생활을 통해 바른 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학창시절에 만났던 많은 친구와 선생님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할 때 훌륭한 인맥이 되고 자양분이 될 수 있지만 나에 대한 평판을 만드는 심사위원이나 모니터링 위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 학교에도 발달장애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EUM(이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특수반에 몇 명이 소속되어 일반 학생들과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 그중 수민이(가명)는 늘 부모님이 차로 태워다가 정문에 내려 주고 가신다. 3년째 등교 맞이를 하면서 부모님도 매일 만나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 등교를 도와주실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 지극정성에 감동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에 수민이는 웃는 얼굴도 자주 보이고, 말소리도 들릴 뿐 아니라 어떤 선생님과는 하이파이브를 먼저 요구하기도 한다. 콩나물에 물 주듯 지켜봐주고 또 전문 특수교사들의 교육을 받으니 어느 순간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 학교 특수학급에서는 전문업체와 연계해 졸업 후 삶을 준비하는 진로 진학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굿프렌즈'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이는 특수반 학생들과 일반 학생을 1대1로 매칭해 일반학급 학생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도와주는 대신 봉사시간과 그 이상의 뿌듯함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수민이도 정은혜 배우처럼 자신의 특기를 살려 진로를 찾고 사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한지민 배우와 같은 소중한 인연을 만나서 함께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