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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3년 만에 열린 체육대회 … 학교가 되살아났다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완화로 하향 조정된 6월 초, 우리 학교 운동장에 만국기가 걸렸다. 모두가 기다리던 체육대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행사 이틀 전부터 행정실 선생님들과 체육 선생님들이 만국기를 설치했고, 점심식사 후 운동장을 산책하는 선생님들은 만국기가 걸린 그 자체로 감격했다. 나 역시 20여 년 전 신규 교사 때 운동회에서 반 아이들과 2인3각 달리기를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차에 운동장에 내걸린 만국기는 그 자체로도 감동이었다.

체육대회를 앞두고 며칠 동안 학년별 풋살대회 예선전이 치러졌고, 축하 공연을 위한 밴드부와 댄스부의 연습도 동아리 시간에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당일에는 청팀 백팀 나누어 대형 공굴리기, 단체 줄넘기, 줄다리기 등 고전 운동회 종목이 주를 이뤘다. 목이 쉬도록 청팀, 백팀을 응원하고, 그 함성으로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댄스 타임엔 평소에 의기소침하게 있던 친구들도 운동장 가운데로 나와 춤으로 끼를 발산하고, 평범한 녀석들도 이날만큼은 스스럼없이 무대로 나와 막춤을 추었다. 학급별로 다양한 반티를 맞춰 입고 다 같이 응원하는 모습도 좋았다. 축구 유니폼을 맞춘 반도 있었고 해병대 옷,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등 개성 넘치는 모습이 학교를 들썩이게 했다.

 

체육대회의 꽃인 계주와 풋살 결승은 아이들의 응원 속에 절정을 이루었다. 체육대회가 끝났을 때는 다 같이 운동장의 쓰레기를 줍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 또 한번 감탄했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췄던 시간이 이제 저물어가고 다시 학교에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 반나절의 짧은 행사이지만 큰 여운을 준 체육대회를 통해 학교는 또 다른 생명력을 갖춘 느낌이다. 앞으로 수학여행도 있고 진로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행사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고 개성을 뽐내면서 더욱 활력을 찾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