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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기고·인터뷰 전문가 기고

우리동네는 내게 얼마나 의미있는 공간인가요?

특정 장소에 가지는 소속감이
살기좋은 지역 만드는 원동력
여행·탐방등 다양한 경험하며
나만의 지리적 세계 넓혀가길

 

아침 등교 후 대부분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내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본인은 지리를 전공하고 15년 가까이 지리(사회) 수업을 하면서 동아리 활동과 토요 방과 후 수업으로 서울답사반을 운영했다. 학생 20여 명을 데리고 한강 다리 걷기, 명동에서 랜드마크 사진 찍기 등을 하고 서울 곳곳의 여러 대학교도 탐방했다.



인본주의 지리학의 창시자인 이푸 투안(1930~2022)은 인간은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낯선 추상적 공간(space)을 개인에게 의미 있는 장소(place)로 인식한다고 했다. 즉 우리의 경험으로 특정 지역이 의미 있는 장소가 됐을 때 그 지역에 대해 느끼는 감정, 즉 장소감(sense of place)을 갖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다양한 '장소'를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지리적 세계를 만들어간다. 이때 장소는 일상생활에서 겪는 주변일 수도 있고 특별한 기회에 여행이나 방문 등으로 경험하는 새로운 곳일 수도 있다. 가보지 못했지만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곳일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경험을 통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소속감과 일체감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단순한 지역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넘어 개인이 속한 장소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한 관심과 참여의 태도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우리 학생들이 지역의 긍정적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여러 장소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장소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을 생태계, 마을 결합형 교육과정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거창한 교육담론 말고도 아이들이 우리 학교 주변, 자기가 사는 동네 등 주변의 많은 곳을 다닐 수 있게 되는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마을의 문화재 탐사, 도서관 방문, 둘레길 탐방뿐만 아니라 골목길 걷기, 학교 주변 산책 등도 중요한 교육 활동으로 이뤄지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