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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요일

은행은 왜 돈을 잘 벌까 … 이자 속에 숨은 비밀

박기태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입력 2026-04-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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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ing stacks of coins with growth arrows and percentage symbols illustrating financial success, investment returns, economic growth and profit increase in business and money management concepts.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여러분, 최근 뉴스에서 국내 은행들이 한 해 이자로만 60조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들어보셨나요? 60조원은 전 국민에게 치킨을 수백 마리씩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누군가는 은행이 장사를 정말 잘했다고 칭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가만히 앉아 서민들의 돈을 가져간다며 분노하기도 합니다. 변호사인 제 눈에는 이 숫자가 단순한 수익 규모를 넘어 우리 사회의 위험(Risk)이 어떻게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성적표처럼 보입니다. 오늘은 이자의 숨겨진 레시피를 통해 은행의 진짜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자의 3단계 레시피: 돈에도 가격표가 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가격이 정해져 있듯,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에도 정교한 구조가 있습니다. 이자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 첫 번째 재료: 기준금리(재료값)

 

은행 역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 여러분에게 빌려줍니다.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는 요리의 원재료값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원가가 오르면 이자도 자연스럽게 상승합니다.

 

▷ 두 번째 재료: 가산금리(인건비와 서버비)

 

은행은 건물을 유지하고, 앱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러한 운영 비용과 최소한의 이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 세 번째 재료: 리스크 프리미엄(가장 중요한 보험료)

 

핵심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은행은 돈을 빌려줄 때, 차입자가 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을 계산합니다.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더 높은 이자를 부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이자는 단순한 사용료를 넘어 위험을 대신 부담해주는 '보험료'의 성격을 지닙니다.

 

은행은 왜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일까?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은행가를 '수문장(Gatekeeper)'에 비유했습니다. 아직 자본은 없지만 잠재력을 지닌 창작자나 사업가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이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이 미래에 멋진 카페를 열고 싶지만 당장 자금이 없다면, 은행은 여러분의 미래 가치를 바탕으로 현재의 자원을 끌어옵니다. 일종의 경제적 타임머신인 셈이죠. 은행이 60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도전자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위험을 나눠 가진 역할이 있습니다.

 

60조 수익의 무게: 위험을 샀다면 책임도 져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은행이 이자에 위험 프리미엄(보험료)을 충분히 반영해 수익을 얻었다면, 실제로 누군가 사업에 실패해 파산했을 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은 수익을 얻는 주체가 위험도 함께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매달 보험료 성격의 이자를 받아왔다면, 누군가의 파산 역시 은행이 예상하고 비용을 반영한 시스템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은행은 상환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덕적 책임을 강조하며 부담을 개인에게만 돌리기도 합니다. 대출을 해줄 때는 위험을 이유로 이자를 높게 책정해 놓고, 막상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태도는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60조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에는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책임도 함께 따릅니다.

 

미국 대형 은행인 JP모건은 시스템 보안과 기술 개발에 매년 수십조 원을 투자합니다. 사고 발생 시 은행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보안 투자 수준은 아직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객의 부주의를 지적하기보다 이미 확보한 위험 프리미엄을 충분히 투자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튼튼한 방파제를 미리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60조원 수익에 걸맞은 은행의 책임 있는 자세일 것입니다.

 

모험가를 위한 마지막 조언

 

앞으로 은행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단순히 "돈을 많이 벌었네?"라고 반응하기보다 그 자금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그리고 은행이 이자를 받은 만큼 위험을 책임지고 있는지를 함께 생각해보세요.

 

이 질문을 놓치지 않는 시민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의 금융시스템은 더욱 공정하고 견고하게 발전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한중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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