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입력 2026-02-02 09:10teen.mk.co.kr
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엄마 몰래 산 중고 패딩, 환불요구 할 수 있죠

박기태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입력 2026-02-02 09:10 ![당근마켓 [연합뉴스]](https://cms.mk.co.kr/cms/v1/storage/content/view/news-p.v1.20260120.6242d928b07141e88e7be91e88d31dc0.png/t2)
당근마켓 [연합뉴스]
"당근!" 경쾌한 알림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중고거래. 갖고 싶었던 한정판 운동화나 게임기를 저렴하게 득템했을 때의 짜릿함은 정말 최고죠.
하지만 이 정글 같은 중고거래 시장에는 두 가지 무시무시한 맹수가 숨어 있습니다. 하나는 내 돈을 노리는 사기꾼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부모님의 등짝 스매싱입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위기 상황에서 여러분을 지켜줄 법률 아이템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위기: 입금했는데 잠수탔어요.
용돈을 탈탈 털어 입금했는데 택배 상자에 벽돌이 들어있거나 판매자가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탔다면?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방금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피해자가 되셨습니다.
사기꾼들은 "안심 결제하자"며 가짜 링크를 보내거나 "지금 입금 안 하면 다른 사람한테 팔게요"라며 여러분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합니다. 당황해서 채팅방을 나가거나 대화 내용을 지우면 절대 안 됩니다!
증거 수집이 핵심입니다. 판매 글, 채팅 내용, 상대방 아이디와 계좌번호가 보이게 모두 캡처하세요. 은행 앱에서 상대방에게 돈을 보낸 기록도 발급받아야 합니다. 이 증거들을 들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을 찾아가거나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ECRM)으로 신고하면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사기꾼을 잡아도 돈을 돌려받는 건 쉽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건 직거래나 플랫폼이 제공하는 진짜 안전결제를 이용해 애초에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두 번째 위기: 엄마 몰래 샀는데 환불 안 된대요.
사기는 안 당했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모님 몰래 30만원짜리 패딩을 샀는데, 들켜버린 거죠. 판매자에게 "환불해주세요"라고 했더니 "단순 변심은 환불 불가입니다"라고 딱 잘라 거절합니다.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치트키가 있습니다. 바로 민법 제5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입니다.
민법 제5조(미성년자의 능력) ①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②전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법은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미성년자가 충동적인 계약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강력하게 보호합니다. 즉, 부모님(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한 고가의 중고거래는 나중에라도 없었던 일(취소)로 만들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환불 불가"라고 써놨어도, 법이 더 위에 있기 때문에 물건을 돌려주고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치트키 사용 시 주의사항
"와, 그럼 마음대로 사고 마음에 안 들면 다 취소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이 강력한 치트키가 통하지 않는 예외 상황들이 있거든요.
먼저 부모님이 "마음대로 써"라고 준 용돈 범위 내의 거래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6조). 5000원짜리 문제집을 사거나 떡볶이 사 먹기 같은 건 법도 여러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위조된 신분증을 보여주며 성인인 척했거나 부모님 동의서를 위조해서 판매자를 속였다면? 이때는 보호받을 자격을 잃어 계약을 취소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7조).
현명한 모험가가 되는 법
법은 여러분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패지만, 이를 악용해서 선량한 판매자를 괴롭히는 무기로 써서는 안 됩니다.
중고거래라는 모험을 떠날 때는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의심스러운 거래는 피하는 신중함과 큰돈을 쓸 때는 반드시 부모님과 상의하는 솔직함. 이 두 가지만 있다면 여러분은 법과 함께 안전하게 정글을 누비는 베테랑 모험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