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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기고·인터뷰

기고·인터뷰 우리들의 생각

역사 잊은듯한 일본어 간판

최근 간판과 메뉴판 등을 모두 일본어로 써놓은 식당이 늘고 있다. 공간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가 널리 퍼지며 외국에 온 듯한 느낌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국적이라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린다' '한국에 오사카동(洞)이 생겼다'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서울 한 번화가의 일본풍 술집에 일제강점기 시절 표어인 '내선일체'와 비슷한 간판이 있어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광복 이후 일제의 잔재를 몰아내려 했던 과거를 잊고 일본식 문화를 우리 일상에 들여오려는 것 같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재팬' 운동에 힘썼던 과거 분위기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지나친 일본풍 강조는 우리 문화의 전통성마저 해치기 시작했다. '천년 수도' 경주시의 대릉원 일대는 역사 문화환경 보존지구로 지정돼 있으나 이곳 또한 최근 일본어 간판이 늘고 있다. 과도한 일본어 간판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옥외광고물 시행령에 따르면 한글을 병기하지 않은 외국어 간판은 불법이다.

현지 감성을 살린 일본어 간판은 물론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심화된다면 우리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흔들게 될 것이다.

틴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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