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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기고·인터뷰 생생 인터뷰

물가도 못 쫓는 예금이자…주식은 선택 아닌 필수다

Q.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미투자자들 걱정이 많습니다. 금리 전망은 어떻습니까.

A.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나쁜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금리가 조금 더 오르더라도 2% 이상은 어려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령화나 저출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겁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면 한국은행이 대출을 줄이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으니 부동산 가격 동향도 주시해야 합니다.

Q.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보단 저축을 해야 할까요.

A. 전 오래전부터 예금이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얘기해왔습니다. 물가를 감안해 보유 중인 돈이 매년 5~6% 불어나지 않으면 저축으로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약 12년 전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이 있으면 부자라고 했지만 지금은 20억원은 돼야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청소년들이 지금 큰돈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이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남의 평균적인 부의 증가 속도가 매년 5~6%인데 예금으로 1~2% 이자(금리) 수익에 그친다면 매년 4%씩 손실을 보는 것이죠. 저는 매년 15% 수익률을 목표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만일 1억원을 갖고 15% 복리로 꾸준히 30년을 투자한다면 수익 금액만 65억원을 넘게 됩니다.

청소년들은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아요. 청소년 때부터 경제 공부를 하고, 남보다 빨리 투자를 경험할수록 복리의 마법을 통해 큰돈을 만들 수 있죠. 그럴려면 작은 돈이라도 일단 주식에 투자를 해보세요.

Q. 그런데 투자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예를 들어 볼게요.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뜨리면 잘 부러집니다. 그런데 나뭇가지 100개를 묶어서 부러뜨리려면 잘 안되죠. 주식 투자는 나뭇가지 100개를 묶어주는 리본 같은 거예요.

개인이나 한 회사의 자금만으로는 실현하기 힘든 아이디어들이 투자를 받아 실현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이 되는 것입니다. 국력의 크기는 그 나라 주식회사의 힘과 비례합니다. 미국 하면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IT) 회사가 떠오르고, 중국은 알리바바, 화웨이 등이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 인도, 브라질과 같은 나라는 마땅히 떠오르는 주식회사가 없죠. 우리나라도 경제 성장을 계속하려면 활발한 투자를 통해 좋은 주식회사들이 많이 생겨야 합니다.

만일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 이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고 그것이 국민의 부와 연결되는 동반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Q. 투자를 잘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요.

A. 다양한 분야의 상식과 인문학적 식견을 갖춘 사람이 투자를 잘할 수 있어요. 경제는 '가치를 다루는' 학문이거든요. 가치를 다룬다는 것은 정해진 정답이 없다는 말이죠. 경제학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자연과학처럼 일정하지 않고, 최고가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 되기도 해요. 경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서 현상이 아닌 본질을 파악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쉽게 돈을 단기간에 벌었다면 추가 자금은 넣지 마세요. 또한 기업의 미래가치를 스스로 판단해 오래 지나도록 갖고 있을 만한 주식으로 투자를 이어가기 바랍니다.


▶▶ 서준식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성생명,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를 거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국내 총괄부사장(CIO)을 지냈다. 2020년 초부터 숭실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눈덩이주식 투자법' 등이 있다.

[이예은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