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인턴기자
입력 2025-04-21 09:15teen.mk.co.kr
2025년 05월 18일 일요일
아이스하키 선수, 대학 때 가장 빛나죠
강현구 인턴기자
입력 2025-04-21 09:15혹시 '아이스하키'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빠른 스피드와 격렬한 몸싸움, 그리고 시원한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이 먼저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청소년 중에는 운동을 통해 대학 진학과 자신의 진로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겠죠.
오늘은 선수에서 지도자로, 링크 위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문진혁 코치(26)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고려大 문진혁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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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아이스하키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 저는 소심한 성격이었고, 다소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부모님께서 저에게 '좀 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해보라'고 권유하셨고, 마침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아이스하키를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2. 학창시절(중·고등) 선수로서의 하루 일과는 어땠나요?
아침 8시부터 9시 30분까지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학교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은 보통 11시부터 16시까지 들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훈련을 포함한 지상훈련이 있었고, 저녁 식사 후인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다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과 수업이 꽉 찬 하루였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았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3. 체육특기로 학창생활을 할 때 어려움이나 고민은 없었나요?
고입이든 대입이든 항상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매일매일이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하루라도 훈련을 거르면 남들보다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이 늘 있었죠. 그래서 큰 부상이 아니면 웬만한 통증이나 피로는 참고 훈련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특히 대입 과정에서는 '고려대 특기자 전형'에 대한 조건과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매 경기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면서 임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아이스하키부 사진.
Q4. 여러 대학 중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고려대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하고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고려대는 학교 내에 자체 아이스링크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동이나 사용 시간 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했고, 생활적인 지원도 잘 마련돼 있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판단했습니다.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 시절 사진
Q5.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 '부상'이었습니다. 흔히 '부상이 선수의 발목을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선수의 커리어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예방하고,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입니다. 어떤 자세로 회복을 대하느냐가 향후 커리어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Q6.국내 아이스하키의 현황과 전망은 어떤가요?
현재 국내에는 중학교 팀이 약 5개, 고등학교는 4개, 대학교 역시 4개 팀만이 존재하고 있으며, 프로팀은 단 1개(HL 안양)에 불과합니다. 선수 수를 기준으로 봐도 유소년 선수는 3000명에 달하지만, 중학생은 100명, 고등학생은 80명, 대학생은 60명, 프로선수는 불과 20명 남짓으로 극단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아이스하키가 아직은 '스포츠 산업'이라기보다는 '학원 스포츠' 형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소년 팀과 동호회 중심의 산업구조로는 자생적인 발전이 어렵기 때문에 선수층 확대와 경기 수 증가, 그리고 팬덤과 스폰서 확보를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야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대학 진학을 목표로 아이스하키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 드렸던 배경 속에서 많은 아이스하키 선수가 현실적인 선택으로 '대학 진학'을 최종 목표로 삼는 경향이 강합니다. 프로팀이 극히 제한적이고, 실업팀의 연봉 역시 다른 종목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더군다나 현재는 상무팀(군 복무 대체팀)도 없어 병역 문제로 인해 프로 선수의 커리어가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면 대학 무대가 선수들에게 가장 빛날 수 있는 시기이자 중요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저도 그 때를 소중하게 여겼고, 그 무대에서 제 꿈을 더 크게 펼칠 수 있는 준비를 했습니다.
Q8. 선수 시절과 비교해 코치 생활은 많이 다른가요?
선수 시절과 코치 생활은 생각보다 매우 다릅니다. 선수일 때는 주어진 훈련을 열심히 소화하고, 경기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집중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코치가 된 지금은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어떤 훈련 방식을 적용할지, 각자의 특성과 기량을 어떻게 끌어 올릴지를 매일 고민합니다.
또한, 선수들의 생활적인 부분까지도 살펴야 하기에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과 환경 전체를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Q9.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언제나 환경이 완벽하진 않을 겁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즐기면서 끝까지 부지런히,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보세요. 그렇게 쌓인 시간들은 결국 여러분에게 값진 경험과 결과로 돌아올 것입니다. 힘든 일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세요.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성과가 올 겁니다. 처음 아이스하키(운동)를 좋아했던 그 마음을 잊지 말고, 항상 재밌게, 죽어라 운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