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원 인턴기자
입력 2026-01-05 09:14teen.mk.co.kr
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문화·심리·도시·범죄 … 사회학에 다 녹아있죠

전지원 인턴기자
입력 2026-01-05 09:14경희대학교 사회학과 전현식 교수
뉴스를 보다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생겨 "이건 어떤 학문에서 다루는 걸까?"하고 궁금해진 적이 있지 않나요?
'문화' '심리' '도시' '범죄' 어떤 주제든 '사회학'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그 자체로 하나의 학문이 됩니다. 개인의 노력이나 선택으로만 보이던 문제를 사회 구조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문, 그것이 바로 사회학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 구조를 데이터로 분석하며 꾸준히 연구해온 학자가 있습니다. 경희대 사회학과 전현식 교수입니다. 그가 사회학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부터 한국 사회의 교육 격차 및 대학 서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까지 함께 들어봤습니다.
Q. 어떻게 사회학을 전공하게 되었나요.
A. 고등학생 때까진 뭘하고 싶은지 잘 몰랐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대학은 가야 한다는 생각에 성적에 맞춰 진학하려고 했죠. 그러다 우연히 읽은 사회학 책 한 권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왜 어떤 학생은 성공하고, 어떤 학생은 실패할까"란 질문에 대해 개인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자본의 차이로 설명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거든요.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그 배경을 분석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강한 통찰을 느꼈습니다.
Q.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회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이 특히 재미있어요. 교육 격차나 계층 이동 같은 문제는 개인의 느낌이나 경험만으로 설명할 수 없거든요. 수치를 통해 확인하고, 그 안에서 구조를 읽어내야 합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하나씩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그 결과를 정책 제안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학은 매우 실천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한국 사회의 '대학 서열화'는 왜 문제라고 보나요.
A. 한국 사회의 대학 서열 구조는 스펙트럼이라기보다는 거의 단절에 가깝습니다. 교육 내용이나 교수진 수준은 큰 차이가 없는데 졸업 후 사회에서 받는 대우는 서울 주요 대학과 지방 하위권 대학 사이에 극단적 차이가 납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기호품'을 사고파는 시장처럼 작동합니다. 일부 대학만이 갖는 과도한 상징성과 사회적 의미가 다른 대학들의 존재 이유를 약화시키고, 결국 대학 이름 하나가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불공정한 구조를 만들어 냅니다.
Q. 그렇다면 대학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지금은 소수 대학에 사회적 의미와 상징성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습니다. 이걸 여러 대학으로 분산시켜야 합니다. 꼭 서울 주요 대학에만 사회적 가치가 몰릴 필요는 없잖아요. 국립대나 지역 거점 대학 등에 국가 차원의 선택과 집중이 이뤄진다면 학생들도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고요. 결국 교육 기회를 다변화하고 대학에 부여되는 상징적 의미를 분산시키는 것이 격차 해소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Q. 대학의 다양성은 왜 중요한가요.
A. 지금 한국 대학은 모두가 똑같은 목표를 향해 경쟁하고 있어요. 입시 결과, 취업률, 논문 수 같은 하나의 잣대로 줄 세워지는 거죠. 그런데 이건 현실과도 맞지 않고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대학은 교육 중심, 어떤 대학은 연구 중심, 또 다른 곳은 지역 밀착형 대학으로 특화될 수 있어야 하죠. 그런 역할 분담이 있어야 대학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고 그게 궁극적으로 학벌 서열을 완화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Q. 한국 교육 개혁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뭔가요?
A. 정확한 진단을 위한 데이터 공개가 가장 시급하다고 봅니다. 현재는 대학별 입시 전형이나 성적 분포 같은 기본적인 자료조차 비공개이거나 연구자 입장에서 접근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런 환경에선 제대로 된 분석이 불가능하고 결국 일부 유튜버나 비전문가들이 자극적인 담론을 주도하게 됩니다. 교육 개혁은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부가 연구자에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마지막으로 사회학에 관심 있는 고등학생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A. 사회학은 '질문하는 힘'을 키우는 학문이에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을 낯설게 바라보고, 왜 그런지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태도가 필요하죠. 그러기 위해선 먼저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어느 순간 더 깊이 있는 사유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꼭 하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운동하세요. 체력이 없으면 공부든 연구든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대학 생활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에요. 여러분이 자기만의 페이스를 잘 찾아가길 응원합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