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구 인턴기자
입력 2025-06-30 21:15teen.mk.co.kr
2025년 07월 14일 월요일
로스쿨 진학하려면 논리적 글쓰기 중요하죠
강현구 인턴기자
입력 2025-06-30 21:15(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의뢰인과는 어떤 관계입니까?"
"이 질문이 왜 중요한가요?"
드라마 '로스쿨' 속 교수님의 날카로운 질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독특하고 따뜻한 시선. 최근 인기 드라마 속 '법조인'들은 어렵고 딱딱한 인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진심으로 들여다보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죠.
그래서일까요? 법조인을 꿈꾸는 10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주인공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인 이현성 씨(26)입니다.
Q1: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그저 멋있어 보여서였어요. 막연히 '법조인이 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부터 그 꿈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특히 학부 시절에는 주변에서 실제로 법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가까이서 보게 됐고, 제가 참여했던 '사회공헌 프로젝트'나 '창업 프로젝트' 속에도 법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넓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법을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역량이라는 걸 체감하게 됐죠. 행정이나 제도를 잘 활용해 사회에 이바지하려면 결국 법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렇게 고민하고 경험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Q2: 로스쿨 진학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했나요?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학점, 그리고 면접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LEET 성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학점은 학교나 전공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공정한 비교가 어렵지만 LEET는 모든 수험생이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보기 때문에 가장 객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거든요.
실제로 시험 난도도 높고 많은 수험생이 이 부분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물론 학점도 절대 가볍게 볼 수는 없어요. 지원하는 로스쿨의 특성이나 본인의 전공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 있고 높은 학점은 분명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저도 대학 시절 수업과 과제를 꾸준히 하면서 학점 관리를 해왔지만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었어요.
자기소개서와 면접은 보통 LEET 시험을 본 이후 원서 접수 전 약 2~3개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준비하게 돼요.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꼭 법 관련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로스쿨 제도 자체가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꼭 법학과 관련된 활동이 있어야만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런 나만의 배경 속에서 왜 법조인이 되고 싶은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는 경험을 진정성 있게 풀어내는 능력이 핵심이 되는 것 같아요.
Q3: 연세대 로스쿨 입학 후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연세대 로스쿨에 입학하고 느낀 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도 높은 학습 환경이라는 거였어요. 수업은 대부분 교수님 중심의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로스쿨 자체가 '수험법학'을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판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케이스 스터디나 조별 발표 같은 참여형 수업은 거의 없고 전통적인 강의 위주로 구성된다는 점이 학부와 가장 다른 부분인 것 같아요. 대신 졸업 전까지 80시간 이상의 실무 수습이 의무라 방학 중에는 대형 로펌이나 공공기관, 법무법인 등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해보는 시간도 주어져요. 법률문서 작성이나 사건 검토, 회의 참여 등 실무 감각을 쌓을 수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에요.
또 로스쿨은 명목상 대학원이지만 일반적인 대학원과는 분위기가 꽤 달라요. 졸업 후 바로 변호사시험에 응시해야 하므로 학기 중 수업과 시험 준비가 거의 한 덩어리처럼 맞물려 있고, 성적이 곧 취업과 연결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쟁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해요. 그런데도 모두가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입장이라서 서로 응원하고 도와주는 동지 같은 문화도 분명히 존재해요.
연세대 로스쿨에서는 특히 스터디 문화가 활발한데 그냥 공부만 같이하는 게 아니라 밥도 먹고 생활도 공유하면서 진짜 '생활형 스터디'처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요. 그 안에서 서로 의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Q4: 정치외교학, 로스쿨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나 로스쿨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꼭 강조하고 싶은 건 다양한 텍스트를 많이 접해보라는 거예요. 정치외교학과는 이론적 깊이도 중요하지만 국내외 정치·외교·경제 전반에 대한 넓은 관심과 시야가 요구되는 학과예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정치·법·세계사·경제 같은 사회탐구 과목을 충실히 공부하는 게 큰 도움이 되고, 시사 뉴스나 국제 이슈를 챙겨보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전공 공부와 이어질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책을 읽는 습관이에요. 정치학과 외교학은 읽고 쓰는 능력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런 감각에 익숙해질수록 대학 생활도 더 즐겁고 탄탄해질 거예요.
로스쿨 진학을 생각한다면 법학적 사고력과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차근차근 길러야 해요.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이후에는 헌법, 국제법 같은 수업을 선택해 들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법에 관한 관심을 키워가는 걸 추천해요.
LEET 시험도 결국은 독해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저학년 때부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읽고 생각하는 훈련을 해두면 훨씬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어요.
결국 핵심은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것. 이 기본기를 차분히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진로 방향이 또렷하게 보일 거라고 믿습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