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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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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가보니] 푸른 기와집 아래 왕가행렬·줄타기…볼거리 가득

74년 만에 개방된 청와대 직접 가봤습니다

정문 들어서자 영빈관
귀빈 만찬행사 열던 곳

대통령 부부 생활한 관저
깊숙하고 높은 곳에 위치

관저 뒤 산책로 오르면
오운정·미남불 문화유산

"죽기 전에 와볼 줄이야"
70대 노부부 벅찬 감격

춘추관 앞 헬기장에서 펼쳐진 줄타기 공연

지난 10일 청와대가 74년 만에 개방되어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이자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상징됐던 청와대가 숨겨왔던 아름다움을 드러내자 온 국민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의 나들이 공간이자 외국인들에겐 또 다른 관광코스가 될 전망입니다.

청와대 구경을 하려면 카카오톡, 토스, 네이버에서 특정 날짜에 방문 신청을 해야 하고, 일부 운 좋은 사람들이 추첨을 통해 입장을 허가받습니다. 지난 22일까지로 예정됐던 청와대 개방은 다음달 11일까지로 연장됐습니다. 대통령실은 그 이후부터는 신청 없이 상시 개방을 고려 중입니다.

본지 기자들도 방문 당첨의 행운을 얻어 지난 20일 청와대를 다녀왔습니다. 일단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 내리면 거기에서부터 청와대로 가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마다 '청와대 가는 길' 안내 표시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경복궁역 4번 출구에는 청와대 정문까지 가는 셔틀버스도 있습니다. 셔틀버스는 장애인, 만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만 8세 이하 아동 및 동반자 등 교통 약자들만 탈 수 있습니다.

 

 

영빈관

일반인은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청와대 정문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도보로 15분가량 걸립니다. 스마트폰으로 교부받은 바코드를 찍고 청와대 정문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펼쳐지는 곳이 영빈관입니다. 영빈관은 외국 대통령 등 귀빈이 방문했을 때 공식 만찬행사나 대규모 회의장으로 사용됐습니다. 어쩌면 청와대의 첫 인상과도 같은 곳입니다. 영빈관 앞에서 만난 70대 노부부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죽기 전에 청와대 들어와 보는 날이 있을 줄 몰랐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영빈관을 뒤로하고 앞으로 걷다 보면 푸른 기와 지붕을 가진 본관이 나옵니다. 본관은 역대 대통령들이 업무를 봤던 집무실이자 외빈 접견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본관 앞에는 푸른 대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40대 남성 방문객은 대정원의 푸른 잔디를 보고는 "세상에 이렇게 잘 정돈된 잔디는 처음 본다"며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이틀 뒤(22일) 열릴 청와대 국민개방기념 특별기획 '열린음악회'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수백 개의 의자들과 무대가 대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본관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본관을 배경으로 차례대로 사진을 촬영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다들 표정이 밝았습니다.

관저

대통령 부부가 생활했던 관저는 청와대 공간 중 가장 깊숙하고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관저는 본관처럼 팔각 지붕에 청기와를 얹은 전통 한옥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20대로 보이는 한 커플은 "하루 숙박비 100만원이 넘더라도 한 번쯤 묵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60대 노부부는 관저 앞에서 대통령과 영부인이 된 것처럼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관저 뒤편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오랜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 고종 시대에 지어진 다섯 개 구름이라는 뜻의 작은 정자인 '오운정'과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인 '석조여래좌상(미남불)'이 대표적입니다. 미남불은 수려한 용모에 붙여진 이름에 맞게 불상의 은은한 미소가 돋보입니다.

왕가의 산책 행렬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식수들로 가득한 녹지원에서는 경쾌한 국악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특히 청와대의 '프레스센터'로 기자들이 상주했던 춘추관 앞에서는 마침 '왕가의 산책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옆에서는 줄광대들의 아슬아슬 줄타기 공연도 열렸습니다. 충북 청주에서 온 30대 최 모씨는 "국악 공연, 왕가의 산책, 줄타기 등 볼거리가 다양해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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