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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4일 일요일

노래로 악령 쫓는 K팝 아이돌, 세계를 홀리다

정주희 연구원

입력 2025-07-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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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 (출처 = 넷플릭스)

 

"나는 45세 아빠인데 이 영화를 두 딸과 함께 보면서 영화에 나오는 팬처럼 울었어. K팝 팬이 되기에는 어느 나이에도 늦지 않아."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 OST 중 하나인 '골든(Golden)' 유튜브 영상에 영어로 달린 베스트 댓글이에요. 이 댓글이 보여주듯 원래 K팝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푹 빠졌다는 후기가 수두룩한 영화가 바로 'K팝 데몬 헌터스'입니다. 무려 41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고 OST'빌보드 200' 2, 미국 스포티파이 '데일리 톱 송' 1위까지 올랐죠.

 

이 영화의 주인공인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는 악령들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이들은 노래의 힘으로 악령을 가두는 '혼문'을 지키죠. 그런데 악령들이 만든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는 노래를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빼앗습니다. 실제로 '사자 보이즈'의 노래가 미국 스포티파이 차트 1위를 찍자 '미국의 혼문이 뚫렸다'는 농담까지 나왔어요.

 

'헌트릭스'K팝 아이돌답게 무척 한국적이에요. 무대에 오르기 전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휴식기에는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어요. 또 이들이 쓰는 '막내' '후배' 같은 번역하기 어려운 한국어 표현도 영어판 더빙에 그대로 쓰였어요.

 

이 영화가 서울을 무대로 펼쳐진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영화 장면 곳곳에 등장하는 남산서울타워예요. '헌트릭스'의 숙소에서도 서울을 내려다보는 전경이 펼쳐지죠.

 

또 많은 장면이 우리에게 익숙한 서울 명소를 배경으로 그려졌어요. '헌트릭스'의 첫 곡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은 올림픽주경기장, '사자 보이즈'의 첫 곡 '소다팝(Soda Pop)' 거리 공연은 명동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져요.

 

주인공 루미와 '사자 보이즈' 진우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기와집이 보이는 장면은 북촌한옥마을을 배경으로 그려졌고요. '헌트릭스'와 악령들의 전투가 벌어지는 장소는 청담대교 아래 지하철이 지나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히 현대적 한국 문화만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에요. 영화에는 김밥, 컵라면, 목욕탕, 남산서울타워 같은 현대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요소들까지 아주 다채롭게 담겨 있어요.

 

이 영화는 한국의 악령인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했어요. 나쁜 짓을 꾀하는 도깨비와 마귀들이 마치 한국 만화 속 캐릭터처럼 자연스럽게 등장하죠. '사자 보이즈'의 두 번째 신곡 '유어 아이돌(Your Idol)'에서의 콘셉트는 저승사자인데, 끈 달린 갓을 쓰고 검은 도포를 입은 모습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냈어요.

 

'헌트릭스'의 메인 보컬 루미의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자 멤버들이 함께 한의원을 방문해서 한약을 처방받는 장면도 있어요. 몸 어딘가가 좋지 않을 때 한의원에 가는 것, 정말 한국적이지 않나요?

 

한국 옛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도 이 영화의 상징적인 듀오예요. 여러분도 호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옛날 그림을 한 번쯤 보신 기억이 있죠? 이런 그림을 '호작도' 또는 '작호도'라고 불러요.

 

‘더피'(오른쪽)가 화분을 넘어뜨리는 ‘K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 (출처=넷플릭스)

 

영화 속 호랑이의 이름은 '더피(Derpy)', 까치의 이름은 '수씨(Sussie)'예요. 이들은 루미에게 진우의 편지를 전달해주는 귀여운 역할을 하죠. 이 동물들의 첫 등장 신(scene)에서 더피가 화분을 자꾸 넘어뜨리다가 앞발로 다시 세우려 애쓰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는데요.

 

이들 덕분에 호랑이와 까치 굿즈가 정말 인기래요. 넷플릭스에서 판매하는 공식 굿즈 이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원래 판매하던 호랑이와 까치 관련 '비공식' 굿즈까지 덩달아 품절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헌트릭스'가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노리개, 루미가 악령들과 싸울 때 드는 '사인검', 멤버들이 국밥집에서 수저 밑에 휴지를 깔고 밥을 먹는 장면 등 한국적인 요소들을 찾아보면 끝이 없을 정도랍니다. 이처럼 한국적인 영화가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괜히 든든하고 뿌듯하네요

 

 

틴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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