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매일경제

바쁜 학업과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또 다른 세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극장이라는 열차에 앉아 무대라는 터널을 지나고 현실과는 다른 공연 속 세상을 만나봐요.

오늘은 뮤지컬 '라이카' 속 우주개 라이카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뮤지컬 ‘라이카' 무대 사진.

기대 속에 개막한 뮤지컬 '라이카'

창작 뮤지컬 '라이카'가 지난 3월 14일 첫 공연을 열었습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을 선도하는 창작진과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나면서 개막 전부터 일부 회차가 매진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뮤지컬 '라이카'는 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 연출 박소영이 함께 작업한 일명 '한이박'의 새로운 작품입니다. 한이박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레드북'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 배우' 등을 작업하며 뮤지컬 팬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작품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배우 박진주, 김환희, 나하나가 주인공 '라이카'로 캐스팅되면서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길거리에서 우주로

공연명과 주인공 이름 모두 '라이카'입니다. 포스터에는 '우주개 라이카, 우리를 위해서 우리를 구원해'라는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라이카는 어떤 강아지였을까요?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해 사전 비행 준비를 하고 있는 라이카. (출처: NASA)

라이카는 최초로 지구 궤도에 진입한 실험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은 누가 더 빠르게 우주로 나가는지, 누가 더 나은 기술로 안정적인 비행을 하는지 경쟁했습니다. 이 경쟁 속에서 라이카는 소련이 진행한 지구 생물의 우주 생존 가능성 실험을 위해 우주로 보내졌습니다.

소련은 1957년 11월 3일 스푸트니크 2호에 라이카를 탑승시켰습니다. 당시 소련은 빠른 기술 발전을 위해 스푸트니크 1호 발사 후 한 달 만에 2호를 다시 쏘아 올렸습니다. 준비 시간이 짧아 우주선에 귀환 시스템이나 라이카를 치료할 대비책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궤도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큰 소음과 고온 등 급격한 환경 변화로 라이카는 발사 후 7시간 뒤 사망했습니다.

라이카는 모스크바의 떠돌이 개였다고 합니다. 소련 과학자들은 길에서 추위를 견뎌내는 유기견이 해당 실험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을 좋아하고 영리했던 라이카가 고난도 훈련을 이겨내며 최종 탐사견으로 선발됐습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라이카, 인간을 혐오하는 어린왕자

뮤지컬 '라이카'의 한 장면. (출처: 라이브러리컴퍼니)

뮤지컬 '라이카'의 특별한 점은 두 가지 이야기를 섞었다는 점인데요. 바로 라이카와 어린왕자입니다.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는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거예요. 라이카는 우주로 간 뒤 어린왕자의 행성인 B612에 불시착합니다. 어린왕자와 장미, 그리고 바오밥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라이카를 반겨줘요.

'라이카' 속 어린왕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뮤지컬은 소설의 이야기 이후를 다루는데요. 어린왕자는 친구를 만나러 다시 지구로 갑니다. 하지만 어린왕자는 전쟁을 겪으며 그 폭력성에 인간을 혐오하게 돼요.

어린왕자는 라이카와 같은 희생자가 더는 생기지 않게 지구 전체를 파괴하려 하고 그 계획에 라이카가 동반자로서 함께해주길 원해요. 그러나 라이카는 지구에서 자신을 관리해줬던 캐롤라인을 그리워하며 지구로 하루빨리 돌아가기만을 원합니다.

라이카와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인간의 이기성과 희생의 당위성을 비판해요. 동시에 인간을 혐오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닮아가는 어린왕자의 모습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합니다. 뮤지컬 '라이카'는 제3자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봄으로써 '인간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정말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관객은 어떻게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을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고민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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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신 우주로 보내지며 지구 궤도에 최초로 진입한 강아지 라이카는

어른이 된 어린왕자를 만나고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뮤지컬 ‘라이카'는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5월 18일까지 공연합니다.